[2014 국정감사] 못믿을 동반성장지수…공정위 처벌 대기업 '최우수'

2014-10-0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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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 행위와 평가시점 달라 공정기업에 선정

"불공정 대기업이 동반성장 혜택 받아서야"

[사진=동반성장위원회]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공정당국에 적발된 대기업들이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등급을 받는 등 각종 혜택을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공정행위에 따른 감정기준이 뒤늦게 마련된 요인과 불공정 행위와 평가 시점이 다른 원인이 대기업 ‘갑(甲)’질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박완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공정거래위원회와 동반성장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동반성장 우수기업의 공정거래위반’ 분석 자료에 따르면 불공정 대기업이 동반성장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는 등 공정기업으로 둔갑되고 있다.

동반성장 지수는 공정거래협약 이행실적과 협력사 설문평가를 반반 합산하는 방식이다. 기업이 최고등급을 받을 경우 하도급 실태와 직권조사를 2년간 면제 받는다. 또 CEO는 국외출장 때마다 공항에서 귀빈대우를 받게 된다.

하지만 실제 불공정으로 적발된 대기업들은 동반성장 최고등급을 받는 등 관련 혜택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포스코는 평가문서를 조작하고 허위서류를 제출하는 수법으로 동반성장 최고등급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말 공정위가 2011년도 협약이행평가 자료 일부를 허위로 제출한 포스코를 적발하면서 세간에 알려진 것.

결국 동반성장위원회는 포스코의 2011년도 우수등급과 2011년 및 2012년도 인센티브(서면실태조사 및 직권조사 2년 면제)를 취소하는 등 자격을 박탈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다. 삼성전자는 2008년 1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위탁거래 150만건에 대한 공정위 조사를 받으면서 151개 협력업체와 관련된 불공정거래로 과징금 16억원을 부과받았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2011년, 2012년, 2013년 모두 동반성장 최고등급을 차지한 기업으로 혜택을 받았다. 이는 불공정 거래 감점기준이 마련된 2013년 8월 이전일로 2012년 5월 공정위의 처분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SK C&C도 2010년부터 2012년까지 12개 협력업체에 SW시스템 개발과 구축, 운영, 유지보수를 위탁하면서 하도급 대금을 후려친 행위로 2년 뒤인 2월에 현대오토 등 7개사와 함께 6억9500만원의 과징금을 처분받았다.

하지만 6월 발표된 2013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는 SK C&C도 최고등급을 받았다. 공정위에서 과징금 처분을 받고도 처분 결정이 평가 시기와 다르다는 이유로 동반위가 결정한 조치였다.

부당 발주취소로 지난 4월 과징금 20억원이 처벌된 KT 또한 2013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받은 기업이다.

KT는 2011년 중소기업에 태블릿 PC 17만대를 발주하면서 제품 하자 등을 이유로 납품을 거부해 3년간 공정위 조사로 부당행위 기업의 낙인이 찍혔다.

박완주 의원은 “각종 혜택에 조작까지 행해지는 동반성장지수 평가가 현실에서 고통받는 중소기업에 신뢰성을 받을 수 있겠냐”며 “공정거래에 고발된 기업들은 평가에서 유보하고 뒤늦게 처벌되면 보다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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