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텔레그램]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카카오톡 검열 논란이 확산되면서 대체 서비스로 떠오른 독일산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텔레그램의 영문버전과 한글버전을 합한 국내 다운로드수는 130만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중복 다운로드를 감안해도 최소 100만명 이상이 텔레그램을 사용해 본 것으로 추정된다.
텔레그램을 직접 사용해본 결과, 모바일 메신저로서의 기능은 상당히 우수했다. 구글플레이에서 ‘텔레그램’을 입력하면 다수의 앱이 검색되는데 공식 버전인 영문판과 함께 오픈 소스를 활용한 한글판이 가장 많은 다운로드 수를 기록 중이다.

[구글플레이에서 텔레그램을 검색한 화면. 공식 한국어 버전이 출시되면 더 많은 고객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글판의 경우, 오픈 소스를 활용한 버전이기에 보안이 취약할 수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텔레그램이 공식 트위터 계정을 밝힌 공식 한국어 버전이 출시된다면 좀 더 많은 고객들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텔레그램은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전화번호 입력만으로 가입이 가능해 보다 편리하다. 여기에 카카오톡처럼 저장된 전화번호 목록을 기반으로 한 친구 리스트가 자동으로 설정되며 특정인을 선택해 대화를 나누는 방식도 유사하다. 세부 설정의 ‘New Group’을 지정하면 그룹 대화도 쉽게 가능하다. 기능면에서는 카카오톡에 비해 부족함이 없다.
주목해야 할 점은 모바일 메신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고객 인프라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850여명의 카카오톡 친구를 보유한 기자의 경우, 가입 일주일이 지난 현재 텔레그램의 친구 수는 200여명 수준이다. 짧은 가입 기간과 거세지고 있는 텔레그램 신드롬을 감안하면 두 모바일 메신저의 고객 인프라 규모는 예상보다 빠르게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연계 서비스와 엔터테인먼트 요소 등 편의성 측면에서는 카카오톡이 월등히 앞선다. 게임, 웹툰, 쇼핑, 결제, 전자지갑 등 각종 부가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카카오톡의 종합 콘텐츠 서비스는 확실한 강점이다.

[텔레그램 친구목록(왼쪽)과 대화 화면. 카카오톡과 비교해 손색 없는 메신저 기능과 유사한 대화 방식 등은 카카오톡의 입지를 위협할 텔레그램의 가장 큰 특징이라는 분석이다, 사진제공-텔레그램]
다만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정부의 ‘사이버 감시’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텔레그램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카카오톡의 앞선 ‘편의성’이 텔레그램과의 경쟁에서 얼마나 우위를 제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적어도 모바일 메신저로서의 텔레그램은 카카오톡에 비해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텔레그램의 인기가 곧바로 카카오톡 탈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현 시점에서 텔레그램은 카카오톡의 대체자라기 보다는 ‘세컨드 메신저’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바일 메신저 기능에서 큰 차이가 없는만큼 다음카카오가 검열 논란으로 손상된 고객 신뢰도를 빠르게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향후 텔레그램이 카카오톡의 입지를 잠식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