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우 영감' 김성환화백 "1950년에 태어난 고바우 오랫동안 사랑해줘 감사"

2014-10-0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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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고바우가 바라본 우리 현대사' 특별전 200여점 전시

[19955년 동아일보 연재 첫회에 등장한 고바우영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 최장수 시사만화인 '고바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특별전이 대한민국역사박물관(관장 김왕식)에서 열리고 있다.

 '고바우가 바라본 우리 현대사'를 타이틀로 7일 개막한 이 전시에는 지난해 박물관이 수집한 대표 소장자료인 김성환(82) 화백의 '고바우영감' 관련 자료 7700여 점에서 엄선한 자료 200여점을 선보인다. 
 언론탄압 시기에 검열 과정에서 가위질을 당해 신문에 실리지 못한 원화도 내놓는다. 1979년 10월26일 이후 신군부의 언론탄압으로 신문에 게재하지 못한 작품 54점도 최초 공개된다. 특히 원화를 통해 진보당사건, 장충단테러사건, 3.15 부정선거, 남북공동성명, 장영자사건, 6월 항쟁, 6.29선언 등 역사적인 사건이 적나라하게 재현된다. 이승만 전 대통령 양아들 행세를 하고 다녔던 '가짜 이강석 사건'을 빗댄 동아일보 1958년 1월23일자 '경무대 똥지게 사건', 군부의 언론 검열을 비판한 같은 신문 1961년 5월24일자 '엿장수 가위질, 1975년 1월31일 동아일보 기자의 백지광고를 지지한 '동아일보 언론자유 수호 격려 만평' 등 사건필화도 볼 수 있다.
 

[고바우영감 김성환화백]
 

 전시장에서 만난 김성환 화백은 "고바우영감은 6.25 당시 피난처에서 50여일동안 200여 인물을 구상한 가운데서 나온 캐릭터"라며 "당시 50대로 설정한 사람이 50년이 지나도록 그 나이로 살아가게 됐다"며 회상에 잠겼다.  그는 “신군부의 검열 탓에 하루에 4편을 그린 적도 있었다. 개를 그려도, 바람을 그려도, 가만히 앉아 있는 그림을 그려도 문제를 삼고 신문에 넣지 못하게 한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렇게 내 작품을 한꺼번에 전시장에서 만난 적은 처음"이라며 "오랫동안 고바우를 사랑해준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1970년대 '고바우영감을 보기 위해 매일같이 남해 섬에서 배를 끌고 와 신문 한부를 소중히 가지고 가는 어부가 가장 기억에 남는 독자에요. 그 어부는 얼마전까지 멸치며 마른 미역을 보내줄 정도로 고바우를 깊이 사랑해줬죠."

 고바우영감은 1950년 육군본부가 발행한 '사병만화'에 첫선을 보이고 이후 '만화신문'과 '월간희망' 등을 거쳐 1955년 2월1일 동아일보를 발판으로 일간지에 상륙했다. 이어 조선일보와 문화일보 등을 거치며 2000년까지 무려 45년간 1만4139회를 연재한 한국 최장수 시사만화다. 이런 가치를 인정받아 고바우영감 원화는 2013년 2월 등록문화재 제538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전시 특별전에는 ‘언덕길가’ ‘떡집은’ 등 김 화백이 2000년 이후 고바우영감 연재를 종료하면서 그리기 시작한 풍속화를 비롯해 고바우영감 원화와 고바우영감 기념우표, 생활용품 등을 볼수 있다. 전시 11월 30일까지. (02)3703-9200. X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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