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주춤하는가 했던 세종시 분양시장이 다시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중견·중소 건설사 분양이 대거 몰리며 미분양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중심사업지구와 가까운 입지에서 브랜드 아파트 분양이 진행돼 재조명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세종시 분양 현장을 찾았다. 오송역에서 내려 차로 약 10분을 달리니 세종정부청사에 도달했다. 청사를 지나 얼마 되지 않아 오른쪽으로 2-2생활권 부지가 눈에 들어왔다.
세종시 2-2생활권은 설계공모 방식으로 사업자를 모집한 특별건축구역이다. 건설사들이 각 블록별 특화설계를 도입해 사업을 맡게 됐고 용적률 등의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주로 대형 건설사 분양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동행한 현지 분양 관계자는 “세종시 분양시장은 이곳 주요 교통수단인 BRT 정류장 위치에 따라 프리미엄이 붙는 구조”라며 “BRT 정류장이 앞에 들어서는데다 중심사업지구가 건너편이고 외곽순환도로인 세종로 이용이 쉬운 알짜 입지”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이곳에서 처음 분양한 ‘세종 금성백조 예미지’는 1순위 청약 마감과 함께 계약까지 모두 마쳐 세종시 분양 열기가 식지 않았음을 입증하기도 했다. 3-1생활권 내 운동장 부지에 위치한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평일 낮임에도 방문객이 꾸준히 찾아 상품을 둘러보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2-2생활권 분양단지에는 기존에 입주한 세종시 첫마을 전세 계약자와 대전과 조치원 등 인근 지역 수요자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입주폭탄에 따른 역전세난이 해소되면서 자연스럽게 매수 심리도 개선되는데 따른 것으로 보여진다.
한솔동 ABC공인 문경미 대표는 “지난해 말 입주가 이어져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은 매매가의 3분의 1 수준인 1억원선까지 떨어지면서 투자자가 물건을 회수해 매매가격도 하락세를 보였다”며 “차로 10~20분 거리인 대전·충주·공주 등의 젊은층 세입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세종시 전세물건을 찾으면서 최근 전셋값이 500만~1000만원 오르는 등 빠른 회복세”라고 전했다.
BRT 노선을 따라 형성된 분양권 프리미엄도 기대심리 형성에 한몫하고 있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BRT 정류장이 위치한 1-2생활권과 1-4생활권은 현재 3000만~5000만원의 프리미엄을 형성했다.
반면 중소건설사 분양물량이 몰렸고 BRT와도 떨어진 1-1생활권은 청약 당시 미분양이 발생했고 프리미엄도 붙지 않은 상태다.
특히 최근 금융규제 완화와 9·1 부동산대책 발표 등으로 분양시장 훈풍이 지속되면서 건설사들도 분양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세종 캐슬&파밀리에’는 지난달 모델하우스 문을 열고 1일 청약 접수에 들어갔다.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은 ‘세종 더샵 힐스테이트’를 이달 분양할 계획으로 모델하우스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1694가구(전용 59~133㎡) 규모로 2-2생활권 중에서도 BRT 정류장이 가깝다.
대우건설·현대산업개발·현대엔지니어링·계룡건설이 공동시공하는 ‘메이저시티’도 한솔동에 분양사무소를 차리고 분양을 준비 중이다. 3171가구의 대규모로 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