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동 기업설명회가 열린 가운데 이날 자리에 참석했던 국내 증권사 연구원들 상당수는 이번 합병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아 주목된다.
지난 30일 경남 거제에 위치한 삼성중공업 조선소에서 삼성중공업과 엔지니어링 합병에 대한 기업설명회(IR)가 열렸다. 이번 설명회는 합병 이슈를 다시 전면으로 내세워 주가부양을 통한 주주이익 극대화와 부채비율 상승 등 부정적인 평가에 대한 해소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우선 엔지니어링의 설계부문 통합으로 국내 BIG3 조선소 중 가장 강력한 설계인력 확보가 기대된다는 점이다. 현재 엔지니어링은 1000여명의 상세설계 인력이, 중공업은 약 300여명의 설계인력을 확보중이다. 즉 양사가 합병될 경우 1300여명이라는 대규모 설계인력을 운용할 수 있게 돼 국내 빅3를 넘어 글로벌 기업 수준의 경쟁력을 갖는다는데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1일 “1000여명에 달하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육상플랜트 상세설계 역량과 맨파워가 삼성중공업과 합해져 해양생산설비 시장에서의 설계 역량 강화가 예상된다”면서 “이에 따른 수주 역량 개선 및 수익성 창출 능력 향상이 가장 크게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단기적 관점에서 통합구매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양사의 자재구매 비용은 연간 10조4000원에 이르고 있는데 합병으로 통합구매가 진행 된다면 즉각적으로 10%(약 1000억원)의 원가절감 효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 연구원은 “2~3년내로 통합구매 물량을 3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인데 이 경우 코스트 절감 효과는 더욱 배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강승민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은 두 회사의 약점을 보완해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발돋움할 계기가 될 것”이라며 “육상과 해양 플랜트의 경계가 줄어들고 있고 수주 입찰에서도 기존 플랜트업체 이외에 중공업사의 참여가 늘고 있다”고 말해 합병 이후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 제기돼왔던 부채비율 우려에 대해 이재원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 연구원은 “2분기말 기준 양사의 부채비율은 중공업 226%, 엔지니어링 531%으로 합병후 중공업 부채비율은 223%로 오히려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합병후에도 부채비율은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는 만큼 중공업의 부채비율 상승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 중공업과 엔지니어링 두 회사는 2020년 장기 매출목표와 부문별 실적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양사간 합병을 통한 부문별 매출 전망은 조선분야의 경우 지난 2013년 4조7000억원에서 2020년 6조원으로 또 해양생산 부문은 3조1000억원에서 8조원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아울러 ▲화공 7조3000억→11조 ▲발전 7000억원→4조원 ▲산업환경 1조8000억원→2조5000억원 ▲서브시 등 6000억원→4조5000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