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출근길 공포길

2014-09-28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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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워싱턴 특파원 홍가온 기자 =요즘 미국의 수도 워싱턴으로 출퇴근 하는 한인들은 불안하다.

이슬람국가(ISIS)가 최근 미국과 프랑스의 지하철을 대상으로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는 첩보가 입수됐기 때문이다.

미국인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인 것 같다. 지하철 이용객 수가 부쩍 줄어든 느낌마저 든다.

미국언론은 지난 25일 미국을 방문중인 이라크 신임총리의 말을 인용해 이같은 사실을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ISIS가 지하철을 특별히 지목함으로써 평서 지하철을 이용해 워싱턴으로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들은 두려울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캄캄한 굴 속에서 지하철이 잠시 멈추기라도 하면 승객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한숨을 쉬곤 한다. 그러다 곧이어 지하철이 출발하면 이번엔 안도의 한숨을 쉰다.
 
사실 워싱턴DC에 살고 있는 한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버지니아나 메릴랜드에서 살면서 워싱턴으로는 직장일 때문에 드나드는 것이다. 

실제로 거주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워싱턴 안에 있는 소규모 소매점의 60%를 한인이 경영하고 있으며 영방정부의 각 부처와 관련 기관 및 업체에도 한인들이 많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워싱턴을 목표로 한 테러에 얼마나 많은 한인들이 우려를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라크 총리의 발언 때문인지 워싱턴의 각 지하철역에 배치된 경찰인원이 눈에 띄게 늘었다. 그냥 경찰이 아니라 완전 중무장한 경찰이다. 검문도 심심찮게 이뤄진다. 

워싱턴은 주차비가 다른 곳에 비해 턱없이 모자르다 보니 주차비가 무척 비싸다. 그렇다 보니 차를 끌고 출퇴근하는 이들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들이 더 많다.

테러리스트들도 이런 점을 노렸을 것으로 보인다. 언제나 그랬듯이 테러리스트들은 사람이 많은 곳을 주요 목표로 삼기 때문이다.

특히 워싱턴이나 뉴욕은 지난 2001년 테러를 겪어봤기 때문에 그 공포는 더하다.

2001년 9월 11일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 백악관과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 테러를 당했다.

바로 미국의 안보를 총괄하는 국방부 건물, 즉 펜타곤이라 불리는 곳이었다.

여러가지 의혹을 불러오는 미심쩍은 내용이 많은 사건이기도 했던 국방부 건물 테러로 184명이 숨지기도 했다.

펜타곤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레이건 국제공항이 있는데 조종사가 마음만 먹으면 금새라도 백악관을 향해 돌진할 수도 있다.

그렇게 때문에 워싱턴은 항상 테러의 공포 속에 살고 있다.

지하철과 공항을 이용해 테러를 감행할 경우 그 피해규모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연방정부는 물론, 일반 기업체 및 빌딩에는 테러와 같은 불의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경로를 정해주고 숙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직장인 가운데 상당부분이 워싱턴DC가 아닌 버지니아나 메릴랜드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평소에 도마악 경로를 파악해 놓고 있으란 것이다.

워싱턴으로 출퇴근 하는 직장인들은 이렇게 살고 있다.

ISIS의 테러 계획이 알려지만 배우자들은 남편이나 부인이 워싱턴으로 들어갈 때 지하철 등 대중교통 보다는 자가용을 갖고 가라는 말까지 할 정도가 됐다.

이렇게까지 상황이 전개된 책임이 누구한테 있는지는 논외의 문제다.

문제는 워싱턴으로 출퇴근하는 미국인 뿐만 아니라수많은 한인들도 테러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아직까지 그런 계획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만일에 일어날지도 모를 테러를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철저한 정보수집과 함께 신속한 대응체계 확립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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