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 조기파견으로 교육과정 파행 운영”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특성화고.마이스터고의 83.8%가 학생들을 조기파견 보내면서 교육과정이 파행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진후 의원(정의당)은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전체 마이스터고⋅특성화고⋅종합고(직업반)의 83.8%인 522개 학교가 대상학년인 3학년 학생 중 14.1%인 1만6237명을 현장실습에 조기파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시도별로는 강원교육청이 23.3%의 학생들을 내보내 가장 많았고, 인천교육청 17.7%, 전북교육청 17.2% 순이었다.

지난해 8월 교육부는 발표한 특성화고 현장실습 내실화 방안으로 자율로 맡겼던 현장실습 파견시기를 3학년 1학기 종료 후(여름방학 종료 후) 파견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관련기사

• “중고교 국정 역사교과서 OECD에 없어”

3학년 1학기에 파견하는 경우 학교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하기 어려워 생긴 조치지만 교육부는 조기파견이라는 예외사항을 둬 학교 현장실습운영위원회 심의와 시⋅도교육청 승인을 거쳐 3학년 1학기 종료 이전에도 파견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정 의원실은 이같은 예외사항이 학교 교육과정 정상화를 목적으로 만든 정책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조기파견 기준도 잘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지난 7월 23일 시⋅도교육청 현장실습담당자협의회에서 시⋅도교육청 담당자에게 조기파견의 기준인 3학년 1학기 종료 후의 시점이 여름방학이 종료된 시점임을 알렸지만 이미 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간 상황에서야 정확한 기준을 알려 서울교육청을 제외한 16개 교육청이 교육부의 기준을 지킬 수 없었다.

여름방학부터는 교육청이 현장실습 파견학생 승인을 하지 않고 교내 현장실습운영위원회 심의만 거쳐 파견하도록 조치했다.

대전과 전북교육청은 3학년 1학기에도 교육청 승인 없이 학생들을 파견시켜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특성화고 현장실습 내실화 방안을 무시한 채 기존 지침대로 교내 현장실습운영위원회 심의만 거쳐 파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교육부가 현장실습 제도에 조기파견이라는 꼼수를 둬 3학년 학생들의 교육과정이 엉망으로 운영되는 것을 방치하고 있다”며 “조기파견 제도를 삭제해 지난해 대책안의 취지를 살리고 학교 교육과정 운영과 현장실습 투 트랙이 맞물려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