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22일 ‘주요국의 일·학습병행제 운영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하고, “일·학습병행제는 훈련비용보다 그로 인한 기업이익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형 일·학습병행제’ 도입에 기업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학습병행제란 직업교육훈련 시스템(VET, Vocational Education and Training)중 하나로 일터와 학교 모두에서 훈련이 이뤄지는 이원화 교육시스템을 말한다. 일주일에 1~2일은 학교에서 이론교육을, 3~4일은 기업에서 실무교육을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대한상의는 “독일은 훈련생을 훈련한 기업의 직접채용 비율이 60%에 이르고, 스위스도 30%를 넘는다”며 “듀얼시스템을 통해 채용에 따른 불확실성과 비용을 줄이고 이직률을 낮추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10월 시범사업을 시작해 올해 본격적으로 ‘한국형 일·학습병행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한국형 일·학습병행제’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독일과 스위스처럼 산업 수요를 적극 반영한 제도 운영과 더불어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상의는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참여기업의 제한을 완화하고, 참여기업에 대한 부담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상의는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일·학습병행제 참여기업을 단독기업형의 경우 종업원 50인 이상 기업으로, 공동훈련센터형은 종업원 2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우수인재 확보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참여기업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일과 스위스는 훈련생에 대해 정규직원 임금의 약 30%를 지급하고 훈련 종료 후 채용 여부도 기업의 자율에 맡기는 등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해 일·학습병행지원법으로 인한 부담보다 고숙련 인력의 기업 채용을 우선순위로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독일과 스위스처럼 상공회의소, 산업별 단체와 같은 민간이 주도하는 일·학습병행제 운영을 주문했다. 대한상의는 “독일과 스위스에서는 연방정부와 주정부, 상공회의소, 산업별 단체 등이 듀얼시스템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 협조하고 있다”며 “특히 상공회의소, 산업별 단체와 같은 민간에 의해 주도됨으로써 기업의 훈련 수요를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능력중심사회 구현을 위해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학습병행제에서는 기업의 인력수요에 부응하는 직업훈련이 이뤄져 기업이 우수인력을 확보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청년들이 구직난을 극복하는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많은 기업들이 일·학습병행제에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관련 입법 과정에서 기업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