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상당기간' 초저금리 유지...가열된 조기인상론 진화

2014-09-1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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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번째 테이퍼링 결정...다음달부터 100억달러 추가 축소

오는 10월 양적완화 프로그램 종료 예상

연준이 상당기간 초저금리 유지 결정을 내리며 기존의 통화정책을 고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다음달부터 채권 매입 규모를 100억 달러 추가 축소한 뒤 오는 10월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완전히 종료할 전망이다. 사진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사진 = 중국신문망]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존의 점진적 통화정책을 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가열됐던 조기금리 인상론은 일단 진화됐다. 연준은 일곱 번째 양적완화(QE) 축소 결정과 함께, 제로 수준(0∼0.25%)의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연준은 전날부터 이틀간 열린 금융·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이 같이 발표했다.
연준은 "여러 요인을 평가할 때 현 추세로라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끝내고서도 ‘상당 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 게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번회의에서 성명 문구를 대폭 손볼 것으로 예상했었다. 특히, 그간 초완화 기조유지를 부각시키면서 사용했던 문구인 '상당 기간'이라는 표현 수정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 문구가 삭제될 경우 이는 조기 기준금리 인상 단행을 시사하는 것으로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준이 이 문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금리인상시기를 둘러싸고 확산됐던 ‘내년 초 금리인상설’ 논란은 다소 진정될 전망이다.

다만, 연준이 내년 중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신호는 이전보다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은 축소됐으나 일단 금리 인상을 시작하면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상당 기간'이라는 말에 대한 기계적 해석이 없음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이는 매우 조건부적이고 미국 경제에 대한 위원회의 평가에 연계돼 있는 표현”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어 "만약 경제가 예상보다 빨리 개선될 경우 기준금리 인상 시기도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면서 "기준금리 인상의 적절 시점에 대해 결론을 내릴 때 특정 자료에만 의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 같은 초완화 기조를 유지키로 한 것과 관련해 저인플레 영향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저인플레가 연준을 비롯한 주요 중앙은행들로 하여금 금리인상에 신중하게 접근하게 하고 있다"고 평했다.

소시에테제너럴의 뉴욕 소재 브라이언 존스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 또한 "저인플레가 비둘기파의 입지를 높여줬다"면서 연준이 "상당 기간 금리에 손을 대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아울러 이날 연준은 월 250억 달러인 채권 매입 규모를 다음 달부터 100억 달러 추가로 줄이겠다고 밝히며, 일곱 번째 양적완화 축소 결정을 내렸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월 850억 달러였던 3차 양적완화(QE3) 규모를 100억 달러 줄이는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 축소)에 처음으로 착수한 이후 올해 1월, 3월, 4월, 6월, 7월 회의에서 채권 매입액을 매번 100억 달러씩 줄여왔다. 연준은 다음 달 열리는 FOMC 회의에서 150억 달러를 마저 축소함으로써 채권매입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완전히 종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통화정책 결정에서 FOMC 개별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이 다소 상향조정되고, 옐런 의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두 명의 반대표가 나오는 등 더욱 강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신호도 감지됐다.

옐런 의장과 스탠리 피셔 부의장 등 FOMC 위원 8명은 이날 결정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으나,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와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 2명은 연준의 더딘 금리 정상화에 대한 반대의사를 드러냈다. 

FOMC 위원들이 점치는 향후 연방기금금리 전망치는 2015년에 1.25~1.50%, 2016년 2.75~3.0%로, 앞서 발표한 1.25%와 2.5%보다 소폭 상향 조정됐다.

한편, 연준은 성명에서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다소 개선됐지만 여러 지표가 노동자원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음을 여전히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올해와 내년의 예상 실업률은 기존의 6.0∼6.1%와 5.4∼5.7%에서 5.9∼6.0%와 5.4∼5.6%로 각각 소폭 낮춰 잡았다.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는 각종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장기 목표치(2%)를 밑돌고 있어 인플레이션 부담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날 별도로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연준은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에 제시했던 2.1∼2.3%에서 2.0∼2.2%로 하향조정했다. 내년의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의 3.0∼3.2%에서 2.6∼3.0%로, 2016년에는 기존의 2.5∼3.0%에서 2.6∼2.9%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오는 10월 28일부터 이틀간 차기 FOMC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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