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화천 여군중위 자살사건 당시 대대장 기소…"사생활 과도 통제 등 가혹행위"

2014-09-1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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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육군이 4년 전 강원도 화천 전방부대서 여군 장교가 자살한 사건을 재수사한 결과, 당시 대대장 A모 소령을 가혹행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육군 관계자는 이날 "지난 2010년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심모(당시 25세) 여군 중위 사건을 재수사했다"며 "당시 대대장 A 소령이 심 중위에 대해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하고 지난 16일 불구속 기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A 소령은 허위공문서 작성과 직권남용 가혹행위, 직무유기 등 6가지 혐의로 기소됐다"며 "어제 유족에게 수사 결과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육군은 국방부에 심 중위에 대한 순직 여부 재심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육군 관계자는 "A 소령이 심 중위를 특별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사생활을 과도하게 통제하고 업무지도를 이유로 대대장실에서 매일 오전과 오후 1∼2시간씩 개별면담을 하는 등 가혹행위를 했다"면서 "평일, 일과 후, 심야 시간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문자나 전화보고를 하도록 강요했다"고 전했다.

그는 "A 소령이 심 중위에 대해 성적으로 괴롭혔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도 "목격자 진술에 의하면 A 소령이 심 중위가 병사와 교제한 사실을 보고받은 뒤 성관계 진술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있다"고 덧붙였다.

A 소령은 그러나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군은 당시 수사기록에서 "심 중위 자살은 남자 친구와 결별한 데 대한 상실감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이번 재조사 결과 최초 수사가 잘못된 것으로 사실상 드러났다.

육군은 당시 수사에 참여한 부대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A 소령이 여성 장교 성희롱 혐의로 징계를 받음에 따라 심 중위의 사망 역시 성희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국민권익위원회가 전면 재조사에 들어갔고, 이후 육군은 뒤늦게 재수사에 착수했다.

화천의 27사단에서 근무하던 심 중위는 2010년 3월 20일 부대 인근 야산에서 군화 끈으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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