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G밸리의 기술력은 그야말로 세계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명도는 그 반대인 탓에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을 만들어내도 무한경쟁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이성(58) 구로구청장은 평소 미래의 비전을 얘기할 때 '지식문화도시 건설'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민선 6기 시작과 함께 이 같은 구상을 실천으로 옮겼다. 바로 미국 산호세시와의 업무협약을 맺는 것이다.
G밸리는 동양 최대 산업단지로 1만4000여 개의 기업이 입주했다. 근로자만 따져도 16만명이 넘는다. 이들은 완제품보다 독창적 기술을 생산해내고 있다. 문제는 G밸리 내 기업 대다수가 10명 미만 직원의 영세업체라는 것이다.
따라서 자체적으로 시장 마케팅을 벌이지 못해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에서 조차 인정받기 쉽지 않다. 그렇다보니 우수한 기술력이 있으면서도 어느 순간 재정적 고비를 맞아 문을 닫기도 한다.
이 같은 현안을 푸는 전략적 수단으로 산호세시를 택한 것이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당장 G밸리가 실리콘밸리의 많은 장점 중 지명도를 얻는다면 단숨에 세계시장의 시선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성 구청장은 향후 두 도시와의 업무협약으로 두 산업단지가 공동연구를 추진, 개발기술을 구로구에 적용시키면 일자리 창출 등 미래의 먹을거리와 연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구로구는 최근까지 산호세시에 교류 추진을 위한 러브콜을 수 차례 보냈고 긍정적인 회신도 받아냈다. 그렇지만 곧 있을 산호세시의 시장 선거와 맞물려 부득이하게 잠정 중단된 상태다. 구로구는 미국 현지의 선거가 완료되면 직접 찾아가는 등 형태로 도시 결연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구로구는 실리콘밸리와의 중장기적 협력에 앞서 지역전체를 와이파이(wifi)존으로 구성하는 계획도 짰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느 곳에서든 인터넷 접속이 가능토록 해 지식문화도시 건설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디지털단지에서 나오는 세계 최초의 기술을 주민 실생활에 적용하는 한편 그 성과를 바탕으로 기업들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