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후강통'(상하이ㆍ홍콩 주식시장 교차매매)을 실시하는 10월이 임박하면서 중 증시 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11일 중국 텐진에서 국영기업인 하이타이지투안(해태그룹), 베이팡궈지지투안(북방국제그룹)과 합자로 자산운용사인 '한화해태기금관리유한공사'를 설립하기 위한 계약을 채결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외국 자본이 자산운용사 1대주주에 오르는 것도 중국에서 처음"이라며 "함께 출자하는 현지 업체가 모두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어 주도적인 경영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설 자산운용사는 이르면 내년부터 현지인을 대상으로 금융상품을 판매한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중국에 회사를 세우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2년 국내 운용사로는 처음 중국에 미래에셋화신자산운용을 설립하고 펀드를 팔기 시작했다.
골드만삭스나 모간스탠리 같은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은 이미 2000년대 초 중국 금융사와 합자로 현지법인을 세웠다. 현재까지 40~50여개에 이르는 외국계사가 이런 형태로 영업을 하고 있다.
반면 국내 자산운용사는 중국 시장에서 최근까지도 고전해왔다.
삼성자산운용은 2011년 중국 현지 증권사와 합자사 설립을 준비했으나, 당국 승인 지연으로 별다른 성과를 못 내고 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2005년)이나 하이자산운용(2010년), 한국투신운용(2011년) 역시 중국 현지에 사무소를 두고 본격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는 수준이다.
국내 금융당국이 중국 진출을 지원하는 데 소극적이었던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우리 금융사가 스스로 모든 비용이나 위험을 고스란히 떠안아온 것이다. 금융당국이 최근 규제완화를 약속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후강통 실시나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 확대가 자본시장 개방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우리 금융사도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글로벌 회사로 도약도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첫 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을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사가 이미 선점한 시장에 들어가는 만큼 눈높이를 낮춰 중소형사를 상대로 러브콜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