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의 애플에서 팀 쿡의 애플로

2014-09-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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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와 팀 쿡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미국 애플은 지난 9일(현지시간) 자사 최초로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단말기 애플워치를 발표했다.

애플워치는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후 처음으로 선보인 새로운 분야의 제품이다.
이번 신제품 발표에서 ‘놀라움’은 크지 않았지만,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나아가던 방향을 수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두고 주요외신들은 팀 툭이 이끄는 애플이 폭넓은 타사와의 제휴와 부드러운 상품 전략 등으로 새로운 스타일을 확립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후 3년 동안 팀 쿡을 중심으로 한 애플의 집단경영체제는 ‘성장의 둔화에 직면해 애플은 더 이상 혁신이 없을 것’이라는 시장의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에 애플이 선택한 발표 장소는 스티브 잡스가 처음으로 개발한 PC ‘매킨토시’를 발표한 장소로서 이 곳은 애플에게는 의미가 깊고 전설적인 무대로 통한다.

장소 선정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번 애플의 신제품 발표는 스티브 잡스로 부터의 속박에서 벗어나려는 팀 쿡 CEO의 의사가 표출된 것으로 해석된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발표된 신제품과 서비스는 출시에 앞서 흘러나왔던 내용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스티브 잡스처럼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신비로운 연출은 이제 끝났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편 애플의 최대 라이벌 삼성전자 등이 이미 출시한 웨어러블 단말기를 뒤쫓듯이 내놨지만 애플워치는 디자인과 기능면에서 ‘애플다움’을 한층 더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플이 출시한 애플워치는 3가지 종류로 기본모델, 스포츠, 에디션 등 다양성을 강조하고 터치스크린은 사파이어 글래스를 채택해 고급감을 극대화했다.

이날 애플은 애플워치를 발표하면서 다른 기업들이 애플워치를 위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하는 소프트웨어 ‘워치 킷’을 동시에 발표했다. 향후 애플워치가 성공할지 실패할지의 열쇠는 얼마나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투입할 수 있을지에 달려있다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

팀 쿡이 이끄는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이끌면서 ‘고립된 애플’이라 지적받아 온 기존 노선과 결별하고 타사와의 협업, 폭넓은 제휴전략, 외부로부터의 인재등용 등 새로운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실제로 애플워치 개발에 앞서 프랑스 입생로랑(Yves Saint Laurent), 영국 버버리(Burberry) CEO 경험자들을 스카웃 해 체제를 갖춰 나갔다.

또 지난 7월에는 스티브 잡스의 숙적이라 불리던 미국 IBM과도 법인영업 분야에서 제휴를 시작했다. 그 동안 애플은 법인을 상대로 한 영업에 취약점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 동안 스티브 잡스는 한손으로 조작할 수 있는 ‘작은 아이폰’을 고집했으며 기피해왔던 ‘아이폰의 대형화’를 시도한 것은 팀 쿡이 이끄는 애플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습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들은 분석했다.

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팀 쿡은 의사결정을 할 때 ‘스티브 잡스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것을 묻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이는 세상을 떠나기 전 스티브 잡스가 팀 쿡에게 “절대로 자기 자신에게 그런 질문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신제품 발표가 있던 지난 9일 뉴욕증시에서 애플의 주가는 한때 하락하기도 했다.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여지지만 애플의 노선 수정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2015년 초반에 애플워치가 출시되면서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애플은 잡스의 애플에서 팀 쿡의 애플로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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