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석유관리원은 H주유소가 보고한 거래상황보고 중 특정 대리점과의 거래내용이 전량 불일치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 주유소는 주유일반판매소를 통해 빼돌린 등유에 식별제를 제거한 후 가짜경유를 제조, 정유사 출하전표를 위조해 주유소 4곳에 가짜경유를 공급하다 단속됐다.
정부가 석유 유통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석유제품 수급거래상황 주간보고제도(이하 주간보고제도)'가 연착륙하고 있다. 시행 2개월만에 평균 99%라는 높은 보고율을 기록하면서 불법유통 적발에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는 까닭이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7월1일부터 주간보고제도를 시행한 후 8월 넷째주까지 2개월 간 주간 단위 석유제품 수급거래상황 평균 보고율이 98.6%(주유소는 99.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 주기를 줄여 유통량 축소 및 왜곡 등을 보다 면밀히 모니터하면서 가짜 석유를 찾아내겠다는 취지에서다. 기존 한 달 주기로 보고되는 내용으로는 불법유통 단속이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된 것이다.
산업부는 주간 수급거래상황 자료를 분석해 불법유통 의심업소로 선별된 사업자를 집중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대리점과 주유소가 연루된 가짜석유 유통조직, 허위 세금계산서 가공 대리점 등 총 19개의 불법유통 사업자를 적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주간보고 시행 전후 2개월 동안 가짜석유 등의 적발률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적발률이 0.5%에서 1.5%로 약 3배 상승한 수치다. 주간보고 자료의 분석·활용이 가짜석유 등 불법유통 단속에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대목이다.
채희봉 산업부 에너지산업국장은 “주간보고제도가 가짜석유 등 불법 석유제품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고, 건전한 석유유통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며 “비노출차량 등을 이용한 현장 단속 강화 및 불법유통 의심업소를 집중 점검해 가짜석유를 근절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앞서 주간보고 철회를 요구했던 주유소업계의 의견을 받아 6개월 간 과태료 부과를 유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주간보고를 하지 않은 업소는 수입이나 거래실적이 없는 수출입업자나 중질유 취급 대리점, 1인 운영·무단휴업·지위승계 미흡 주유소 등으로 파악됐다.
산업부는 올해 연말까지 2600개의 주유 업소(20%)의 주간보고제도 동참을 위해 개별 주유소당 최대 250만원씩 지원하는 등 총 34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