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 르노삼성에 있어 SM7은 안타까운 역사다. 르노삼성의 플래그십 세단으로 '한국' 시장만을 위해 만들었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결과를 얻은 것은 아니다. 지난 2004년 1세대 모델 출시만 하더라도 연간 최고 2만6000대, 연 평균 1만7000대 이상 팔리는 등 효자 노릇을 했었다. 하지만 7년만에 새롭게 풀체인지 해 내놓은 2세대 뉴 SM7은 이상하리만치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르노삼성의 위기론에 더해 호감을 얻지못한 디자인을 탓하기도 했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이런 저런 핑계를 대기보다는 본인들 자체의 자신감이 결여돼 있었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르노삼성으로서는 SM7을 살려야만했다. 한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으로서 이대로 무너지게 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내놓은 것이 바로 지난 2일 출시한 '뉴 SM7 노바'다. 뉴 SM7노바는 2세대 SM7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엔진과 변속기는 이전 모델과 같다보니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 게 아쉽기는 하다.
가장 큰 변화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뿐만이 아니라 '스마트 미러링'과 같은 첨단 기능을 본격적으로 탑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 미러링은 차량 내 와이파이(Wi-Fi) 통신을 활용하는 것으로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스마트 미러링은 스마트폰의 화면을 와이파이를 이용해 실내 모니터에 띄우는 기술이다.
하지만 완성차 업계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보니 조작법이 다소 복잡하고 티맵과 함께 음악이나 라디오를 틀 경우 버퍼링이 진행되는 등 시스템이 아직 불안정한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기자는 지난 4일 부산 도심 일대를 뉴 SM7 노바(2.5 RE)를 시승하며 처음 접한 스마트 미러링과 내내 씨름을 했다. 타깃 판매층으로 설정한 50대 후반 사용자들은 더욱 어려움을 느낄 법하다.
본격적으로 주행을 해 본 결과, 이 차에 대한 평가가 절하됐었다는 것이 의아했다.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된 닛산의 VQ 엔진은 6기통에 최대출력 190마력, 4400rpm에서 24.8kg.m 토크를 구현하며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주행을 자랑한다. 승차감은 약간 단단한 느낌이다. 스포트모드로 변경하자 휠 스티어링이 묵직해지는가 싶더니 엔진은 더욱 예민해지며 가속페달 반응도 빨라졌다.
연비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2.5 모델의 경우 최고 출력 190마력, 최대 토크 24.8㎏·m의 성능을 내며 복합연비는 L당 10.2㎞/l다. 3.5 모델은 258마력과 33.7㎏·m, L당 9.4㎞/l다. 도심 일대를 주행하다보니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언덕길이 많았기 때문이긴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해 확인한 복합연비는 5.9㎞/l였다.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은 "뉴 SM7 노바는 SM7 모델에 대한 평가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과연 그의 이러한 자신감이 소비자들에게도 받아들여질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