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지난 7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상공에서 발생한 말레이시아 항공기 격추로 승객과 승무원 289명 전원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국제조사위원회를 주도하는 네덜란드 안전위원회가 9일(현지시간) 중간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중간보고서에서 “외부로부터 다수의 에너지물체가 관통했다”고 추락원인을 지목하고 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추락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는 친러 반군 무장 세력의 관여 등 주범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국제조사위원회는 말레이시아항공기 추락 1년 이내에 최종보고서를 채택할 방침이지만 진상규명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간보고서에는 “손상은 기체 앞쪽과 조종실에서 발견됐다”고 지적하면서 기체 잔해에 수많은 구멍이 뚫린 사진도 공개했다. 조종실에서 발견된 구멍으로 어떠한 물체가 기체를 관통한 사실을 알 수 있다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또 이번 말레이시아 항공기의 추락은 엔진과 기체 고장이 원인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비행 중에 기체가 외부로부터 손상을 입고 공중분해 됐다고 결론 내렸다.
추락 현장에서 회수된 조종실의 ‘보이스리코더’ 분석에서는 기록이 남아있는 부분에서 비행 중 이상이 발생했다고 언급된 대화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비행 상황을 기록한 ‘플라이트리코더’에서도 시스템 상의 경보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러한 정황으로 말레이시아 항공기 기체에는 외부로부터 어떠한 물체가 기체를 관통하고 기체가 파괴된 것으로 밝혀졌지만 추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만 한 내용은 ‘보이스리코더’와 ‘플라이트리코더’에서 발견되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국가들은 러시아로부터 군사적 지원을 받아 온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친러 반군이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했다는 의심을 강하게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친러 반군 관계자는 인테르팍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여객기를 격추할 수 있는 무기를 우리는 소유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해 자신들의 관여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