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수도 절반, 총상금액도 55%’
2014년 한국 남녀프로골프투어의 ‘맨얼굴’이다. 두 투어간 불균형이 몇 년째 지속된데다, 곧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대회는 13개에 총상금은 84억원으로 잡혀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26개 대회, 154억원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프로골프투어가 가장 발달한 미국의 경우 PGA투어는 LPGA투어를 압도한다. 올해 대회수는 12개가 많고 총상금은 5배이상 차이난다. 미LPGA투어는 만 50세 이상의 남자선수들이 활약하는 챔피언스(시니어)투어와 비슷한 규모다. TV중계나 매스컴 노출도에서도 미LPGA투어는 미PGA투어에 한참 뒤떨어져 있다. ‘골프 선진국’ 미국에서는 남자프로들의 상품성이 여자프로들에 비해 월등히 낫다는 방증이다.
일본 남녀프로골프투어는 대회수는 여자가 많지만, 총상금액은 남자가 근소하게 앞선다. 올해 일본골프투어(JGTO)는 24개 대회가 열리고 총상금은 32억5364만엔, 대회당 상금은 1억3557만엔이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는 36개 대회가 열리며, 총상금은 31억3000만엔, 대회당 상금은 8694만엔이다. 일본은 남녀 투어가 어느정도 균형을 잡고 있다는 얘기다.
유독 한국 남녀프로골프투어만 불균형 상태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상대적인 기량 차이를 들 수 있다. 한국여자골퍼들 기량은 세계 정상급이다. 박세리(KDB산은금융그룹) 김미현 박지은 신지애 박인비(KB금융그룹) 최나연(SK텔레콤) 유소연(하나금융그룹) 등으로 이어져오는 한국여자골프의 계보는 샘이 깊은 물처럼 그 끝이 없어보인다.
최근 KLPGA투어를 주름잡고 있는 김효주(롯데) 장하나 이정민(이상 비씨카드) 김세영(미래에셋) 백규정(CJ오쇼핑) 고진영(넵스) 등은 20세 안팎에 불과하다.
국내 타이틀스폰서나 갤러리, 시청자 및 일반 골퍼들이 여자골프를 선호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남자골프에서 뚜렷한 스타를 발견할 수 없다는 점도 있으나, 우리 기업과 골퍼들은 여자골프와 여자골퍼를 유난히 좋아한다. 올해들어 열린 12개 여자대회의 생중계 평균 시청률은 0.519%로 지난해 평균 시청률 0.35%보다 약 50%포인트 증가한 것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생기는 것은 여자대회요, 늘어나는 것은 여자대회 상금이다.
여자골프의 인기가 올라가는 것은 좋지만, 남자골프를 제쳐둔채 가는 ‘독주’는 한국골프의 장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2주전 KPGA투어 ‘바이네르-파인리즈오픈’의 타이틀스폰서로서 우승상금 1억원을 5만원짜리 현찰로 준 바이네르의 김원길 대표는 “국내 남자프로골프대회가 활성화돼 여자대회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 다른 기업들도 스폰서로 나서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그 대회 챔피언 박상현(메리츠금융그룹)은 “요즘 남자프로골프도 선수층이 두터워져 실력과 외모를 겸비한 선수들이 많다. 남자대회가 많지 않은데, 관계자들께서 조금 더 눈길을 준다면 선수들도 멋진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프로골프투어가 남녀의 비대칭성을 극복하고 고루 성장하려면 당사자인 선수나 협회의 노력은 말할 것도 없고 기업이나 골프관계자, 일반 골퍼들의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 남자골프는 세계무대에서 ‘변방’으로 밀려날지 모른다.
◆2014시즌 미국·일본·한국 냠녀 프로골프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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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대회수 총상금 대회당평균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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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PGA투어 44 3억510만$ 693만$
-LPGA투어 32 5680만$ 178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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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JGTO 24 33억엔 1억3557만엔
-LPGA투어 36 31억엔 8694만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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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PGA투어 13 84억원 6억4615만원
-LPGA투어 26 154억원 5억92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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