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삼성 관계자는 “양사 합병 후 ‘육상과 해상을 모두 아우르는 초일류 종합 플랜트회사’라는 통합 비전에 맞는 합병법인의 새 사명 변경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일단은 ‘삼성중공업’이라는 사명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삼성 관계자는 “삼성엔지니어링이 플랜트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쌓아온 게 사실이지만 어려운 사명 때문에 회사의 정체성을 투자자나 일반인들에게 각인시키기 어려웠고, 비교 대상 기업이 없이 주식시장에서도 건설업종과 묶여 주가가 연동되는 등의 피해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며 “플랜트 사업에 있어 오히려 부각이 되고 있는 삼성중공업의 사명을 사용하는 것이 이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명에 대한 논의는 합병 작업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새로운 사명이 채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한편, 수주산업으로 발주처와의 스킨십 관계가 중요시되는 조선·플랜트 산업의 특성상 전혀 새로운 사명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일종의 모험에 가깝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산업은 기업 간(B2B), 정부 간(B2G) 계약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일반 고객들보다는 발주처에 박히는 이미지가 중요하다. 또한 발주처의 최종 결정은 사실상 발주처 오너의 결정에 따라 좌우되며, 이들의 뇌리에 깊게 박혀 있는 사명을 바꿀 경우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국내에서는 삼성중공업이라는 단일 사명을 채택하지만, 당분간 해외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 사명을 그냥 사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즉, 현대중공업이 인수한 현대삼호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위탁경영을 하고 있는 대한조선 등의 사례를 놓고 볼 때, 각각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영업활동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영업활동의 효율화 측면을 고려한 것이지만, 다른 시각에서 놓고 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라는 높은 브랜드 가치, 발주처와 수십년간 쌓아온 신뢰도를 활용하기 위한 의도도 크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