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1일부터 100일간의 회기에 돌입하는 2014년도 정기국회가 시작부터 삐꺽거리는 가운데 여야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맡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상생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정 의장이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정기국회 개원식 직후 본회의를 개최, △권순일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선출안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 △정기국회 의사일정 결정 등 4개 안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본회의가 무산될 위기에 처한 이날 정 의장이 전격 나서 여야에 협조를 당부할 것이란 전망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일각에선 정 의장이 직권상정 카드를 꺼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새정치연합의 대응이 주목된다.
특히 정 의장이 취임 직후 취임 후 첫 공식 지역 방문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한 데 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공식 기념곡 지정을 촉구, 남북 국회 회담 관련 설문조사 등의 ‘파격 행보’를 하면서 야권 내부에서도 우호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어 국회 정상화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 의장이 지난 6월 ‘대북정책 추진과 국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오찬 간담회를 할 당시 새정치연합 허영일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정 의장이 요즘 보여주시는 모습은 여야를 막론해서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통합의 리더십을 선도하고 있다”며 “존경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정 의장의 광주 방문을 언급하며 “‘임을 위한 행진곡’이 지정곡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발언을 해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다”며 “특히 ‘여야가 배려하고 양보하고 타협해서 처리해야 한다’, ‘직권상정은 없다’고 말씀하시는 모습에서는 결연한 의회 민주주의자의 숭고함을 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가 꽉 막혀 앞길이 보이지 않은 속에서 ‘남북 국회 회담’을 앞장서서 제기했다”면서 “정의당의 환경노동위 정수조정 문제에서도 여야의 입장을 흔쾌히 수렴, 정쟁의 불씨를 서둘러 끄신 것도 큰 정치력”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난제는 산적하다. 대치 정국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마당에 직권상정 카드를 쓸 경우 여야 갈등이 극에 달할 수 있는 데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놓고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새누리당은 이날 개회식 직후 본회의 개최를 요구하고 있으나, 야당은 선(先) 세월호 특별법-후(後)국회 정상 가동 등을 주장, 정기국회의 ‘개점휴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정기국회 회기가 여야 간 대립으로 공전할 경우 새해 예산안 및 주요 경제 관련 법안들에 대한 졸속 심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 의장의 리더십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