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시내 모 대학 논술전형에서 대리응시 사례가 적발되면서 논술고사 운영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요구하는 수험생·학부모·교사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진로진학교사포럼과 한양대 대입전형 R&D센터는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전국 고교생 300명, 학부모 300명, 진로진학상담교사 737명 등 1337명을 대상으로 논술 대리응시 방지 대책 마련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논술전형에서 수험생 본인 확인 절차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학생‧학부모‧교사의 평균 60% 이상이 부정적으로 응답했다고 1일 밝혔다.
논술전형에서 수험생 본인 확인 절차를 더 강화해야 하는지 묻는 문항에 대해서는 ‘그렇다’라고 대답한 비율이 학생‧학부모‧교사 모두 높게 나왔다.
논술전형에서 암암리에 대리응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큰 문제였다.
응답자 중 학생의 86.7%, 학부모의 75.9%는 대리응시를 우려하고 있었다(전체 설문대상자 가운데 잘 모르겠다는 응답비율은 제외).
교사의 경우 전체 응답자 중 83.2%가 암암리에 대리응시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답변했다.
학생‧학부모‧교사 모두 논술전형 대리응시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어 현행 논술시험 수험생 본인 확인 방법에 대한 개선이 요구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논술고사 대리응시를 방지하기 위해 대학이 수험생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할 경우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 무엇인지 묻는 문항에는 학생들의 경우 지문인식 방식이라고 답한 비율이 높았고 학부모‧교사는 지문인식과 현행 방식을 유지하되 확인 절차를 좀 더 강화하는 방식을 비슷한 비율로 선호했다.
지문인식검증이나 고사실 현장에서 사진 촬영 및 대조 방식 등이 인권 침해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공정한 입학관리를 위해 불가피하게 채택하는 것에 대해선 선의의 피해자를 생각해 수험생 본인의 동의를 받고 진행한다면 큰 문제가 없다고 답한 비율이 학생‧학부모‧교사 모두 과반을 넘어 공정한 입학관리의 당위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한 입학관리를 위해서는 인권 침해 여부를 따지기보다는 어떠한 방법을 택하든 대학의 재량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아 대학 당국의 결단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 본인 확인 절차를 언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묻는 문항에는 학생의 71%, 학부모의 83%, 교사의 86%가 ‘논술고사 시작 전’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처럼 논술고사를 치르는 도중에 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보다 월등히 높은 것은 고사 도중 감독관이 수험생 본인 확인 절차를 진행하는 현행 방식이 감독관 및 수험생 양쪽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수험생 본인 확인 절차는 ‘논술고사 시작 전’에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절대 다수가 응답한 것과 관련해 고사 시작 전에 주어지는 불과 몇 분 안 되는 극히 제한된 시간 내에 1~2명에 불과한 감독관이 수만 명의 수험생을 상대로 철저히 확인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는 입학관리의 공정성에 대한 시비로 점화될 소지를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중대 사안으로 입학관리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대학입학관리본부 차원에서 중론을 모아 현실적 대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진로진학교사 설문조사를 담당한 진로진학교사포럼 대표 김종우 양재고 진로진학상담교사는 “대학들이 논술고사를 치를 때 철저한 본인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배영찬 한양대 입학처장은 “2016학년도 논술고사에서는 지문인식절차 도입을 적극 검토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