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아빠 김영오씨 '단식 중단'…여야 '동상이몽' 정치 셈법

2014-08-2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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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민생정당 입지 굳힐 기회…새정치연합, 여당 결단 압박 장기전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 나성린 정책위 수석부의장 등 주요 당직자와 안효대 의원 등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들은 28일 오전 서울 가락시장을 방문해 추석 성수기 농축산물 수급상황과 가격동향 등 민생현안을 점검하고, 시장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사진=새누리당 제공]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46일 만인 28일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단식농성을 중단하자, 세월호 교착 정국을 이어오던 여야는 저마다의 입장에서 정치 셈법을 하기 바쁜 눈치다.

우선 새누리당은 자칫 유가족의 생명을 앗아갈 것이란 장기단식에 따른 정치적 부담감이 줄자, 특별법 협상 주도권을 쥘 기회를 얻었다는 기대다. 또한 내친 김에 민생관련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 '민생정당'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민아빠가 전국민의 걱정 속에 단식을 해왔지만 오늘 단식을 중단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며 "일이 이렇게 잘 풀려가기를 바란다"며 세월호특별법 여야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표는 민생경제 법안과 세월호 특별법을 분리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과 단식 투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우세하게 나온 이날 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 "세월호 특별법이 민생경제 법안의 발목을 잡으면서 (국민의)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다"며 특별법과 민생법안 분리처리 입장을 강조했다.

실제로 김무성 대표는 부산 수해현장과 과천 복지사각지대 관련 현장탐방을 하는 등 연일 민생행보를 이어가는 등 '민생정당' 면모를 굳히고 있다. 이완구 원내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 등도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해 추석 성수기 농축산물 수급상황과 가격동향 등 민생현안을 점검하고, 시장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김영오씨의 단식 중단으로 야당을 압박할 동력에 다소 힘이 빠지게 됐다. 하지만 김씨의 단식중단이 세월호법 제정에 대한 여당의 빠른 결단을 촉구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영선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지도부는 일단 강경투쟁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여기서 물러나면 세월호특별법 협상은커녕 9월 정기국회에서 여당에 끌려갈 가능성이 크다는 위기감이 커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김씨의 단식 중단에 대해 "새누리당의 입장변화가 없어 장기투쟁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새정치연합의) 장외투쟁 중단 여부는 좀 더 숙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월호특별법과 민생법안 분리처리를 요구하는 여당의 주장에 대해 "정말 국민과 민생을 생각한다면 정기국회 전에 이 문제(세월호특별법)를 해결하는 것이 집권 여당의 책임있는 자세이고 국민들이 바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한 이완구 원내대표가 연일 세월호 유가족을 만났지만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없는 점을 꼬집으며 "진심을 담은 안을 내놓는 것이 새누리당의 적극적인 자세다. 계속 유가족과 만나는척 하면서 상황을 해결하려는 모습은 진심을 담은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여야가 이처럼 김영오씨 단식중단에 대해 각기 다른 셈법을 하면서 앞으로도 세월호 정국은 계속 큰 진전이 없어 보인다.

이에 민생 마비를 우려한 여야 내부에서는 "추석 전에는 세월호 정국을 해결해야 정기국회가 정상화 된다"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세월호특별법 합의 실패로 사상 첫 분리 국정감사 무산, 2013년도 결산안 처리 실패 등 국정파행 장기화에 대한 책임론에서 여야 모두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추석연휴 전 여야 지도부가 결단을 내리고, 세월호 협상에 전향적인 돌파구가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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