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폭행, 대부분이 ‘주취자’

2014-08-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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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폭행…지난 5년간 521명

아주경제 조문식 기자 = #1. 지난 2월18일 새벽 1시께, 경북 영덕군 영덕읍에 안면부 출현환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 김모 씨는 환자의 상태를 하기 위해 질문을 계속하다 욕설과 폭행을 당했다. 환자 백모 씨(53세·여)가 ‘왜 자꾸 질문하냐’며 허벅지를 물고 욕설을 퍼부은 것이다. 소방관을 폭행한 백씨는 벌금 100만원의 처벌을 받았다.

#2. 지난 4월13일 새벽 1시20분께, 인천 부평역 사거리 앞에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이 모 소방관이 만취상태로 쓰러져 있는 이모 씨(61·남)을 일으키려다 다쳤다. 이 소방관은 손에 2cm 찰과상과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다. 가해자 이씨에게는 검찰 송치후 벌금형이 내려졌다.

#3. 지난 5월19일 새벽 1시50분께, 충남 서산시 해미면에서 음독환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이 환자 오모 씨를 부축해 구급차량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동생(37세·남)이 폭력을 가했다. 오씨는 구급차와 병원 응급실 등에서 총 5차례에 걸쳐 폭력을 휘둘러 벌금 300만원 처분을 받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에 대한 폭행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소방관은 물론 국민의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이 소방방재청으로 제출받은 ‘소방관 폭행 및 처벌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 6월 말까지 총 521건의 출동 소방관 폭행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1년 이후 100건 이하로 줄어들다가 지난해 145건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관을 폭행한 가해자는 ‘이송환자’가 전체(521건)의 73.7%인 38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족·보호자’가 104건(20%), ‘행인 등 제3자’가 33건(6.3%)이다. 폭행에 노출된 소방관은 응급환자 이송을 담당하는 ‘구급대원’이 전체(521건)의 99%인 516건으로 파악됐다.

폭행 사유별로는 ‘주취자’가 전체의 88.9%인 463건으로 가장 많았다. 또 ‘단순폭행’이 48건(9.2%), ‘정신질환자’가 10건(9.2%)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36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94건, 경북 34건, 부산 32건, 경남 29건, 대구·부산 각각 27건 등의 순으로 소방관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소방관 폭행사범 10명 중 7명(521건 중 69.3%인 361건)은 벌금형 처분을 받았다. 징역형은 7.5%인 39건이었고, 기소유예는 20건(3.8%), 재판 중인 것은 37건(7.1%)이었다. 521건 중 대부분인 96.7%(504건)은 불구속 수사로 진행됐고, 구속수사는 17건(3.3%)에 불과했다.

현행 소방기본법에 따르면 소방관 폭행 및 소방활동 방해사범에게는 형법(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보다 처벌이 엄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처해진다.

이에 대해 진선미 의원은 “소방관 폭행사범 대부분이 주취자라는 이유로 벌금형 처분이 내려지고 있다”며 “최일선에서 국민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소방관을 폭행하는 행위는 소방관의 사기저하는 물론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로 단호히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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