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김지나 기자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26일 “우리가 한 일을 정당히 평가 받아야 한다”며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대우인회와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주최한 대우특별포럼에서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학 교수의 강연 직후 행사장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제 시간이 충분히 지나 잘못된 사실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역사에서 우리가 한 일을 정당하게 평가 받고 대우 해체가 합당했는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며, “그래서 한국 현대 경제사를 연구하는 신 박사에게 처음으로 제 이야기를 들려줬다. 대우 해체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제가 아니라 경제학자로서 신 박사에게 듣는 게 합당하다. 신 박사에게는 저와 나눈 대화중 미래에 도움 되는 얘기를 들려달라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도 눈물을 흘렸다. “평생 동안 앞만 성실학세 열심히 달려왔다. 국가와 미래세데 도움이 되는 일만 해왔다”고 전하는 대목에서 울먹이기 시작한 김 전 회장은 “거기에 반하는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역사가 주는 교훈을 통해 과거보다 나아진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과거의 잘못된 실수가 미래에 반복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미래를 알 수 없는 나이가 됐다. 마지막 봉사라 여기고 글로벌YBM에 매진해 젊은이들이 더 많이 해외에 나갈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도와줄 것이다. 이들은 대우정신을 계승할 후배라 생각하고 (여러분들도) 성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2분여의 짧은 인사를 마친 김 전 회장은 동지들과 인사도 하지 않은 채 서둘러 행사장을 빠져 나갔다.
김 전 회장이 나간 뒤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은 기자들에게 “김 전 회장의 향후 정해진 공식 일정은 없다”면서, “이번에 출간한 책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정부 대응에 대해 비판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장 회장은 “김 전 회장은 창업세대로, 원로 입장에서 젊은이들에게 조언해 주고 싶었던 것”이라며, “추징금 부분 자료를 요청하면 다 있으니 제공하겠다. 징벌적 성격의 추징금 부과 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우는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의 최대 피해자다. 부실·방만경영?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차입을 한 것은 그만큼 국제적으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은 참석자들에게 “당장 내일부터 많은 비난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모두 함께 대응해야 한다”며, 앞으로 대우그룹 해체의 진실을 밝히는데 전 대우인이 함께 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