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합계출산율 1.19명…OECD 10년째 꼴찌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19명에 불과, 최근 10년간 OECD 국가 중 꼴찌를 유지하고 있다.
합계출산율이란 가임여성(15~49세)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로, 통상 2.08명 이하이면 '저출산', 1.5명 이하이면 '초저출산'으로 분류된다.
◇2100년 한국인구 2222만명…노인 비율 48.2%
보건사회연구원의 '초저출산과 향후 인구동향' 보고서를 살펴보면 합계출산율이 현재 수준인 1.2명(2013년 1.19명)에 계속 머물 경우 우리나라 총 인구는 2050년 4632만명을 거쳐 2100년 2222만명까지 급감할 것으로 추정됐다.
1.2명의 출산율로는 신생아가 사망자를 1대 1로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총인구 대비 노인(65세이상)인구 비중이 커질수 밖에 없다. 2010년 11% 정도였던 노인 비율은 2100년에는 48.2%에 이를 전망이다.
이삼식 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출산율이 유지되면 적정수준에 비해 인구는 절반에 그치고 생산가능인구도 1300만명이상 부족해 노동력 부족, 내수시장 위축, 사회보장 부담 급증 등이 나타나고 결국 재정수지 악화, 저성장 또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연애·결혼·출산' 포기…'삼포세대'의 등장
삼포세대란 불안정한 일자리, 학자금 대출 상환, 기약 없는 취업 준비 등 과도한 삶의 비용으로 인해 '연애·결혼·출산' 3가지를 포기하고 사는 세대를 말한다.
이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경제적, 사회적 압박 속에 높은 집값, 과도한 생활비에 시달린다. 취업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연애는 사치라고 여긴다. 설사 결혼을 했다고 하더라도 육아비용에 대한 부담,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의 문제 등으로 결혼은 물론 출산까지 미루고 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삼포세대의 심각성에 대해 "만혼과 출산기피 문제의 핵심은 삼포(연애·결혼·출산 포기)세대로 불릴 만큼 어려운 젊은이들의 환경"이라며 "보육 지원이나 출산인센티브만으론 저출산 추세를 반전시키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문 장관은 "인위적으로 출산율을 높이기보다 결혼부터 출산·양육·교육·노후준비에 이르기까지 젊은 세대가 만족할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의 출산 선진국은 어떻게 저출산 문제를 극복했나
저출산 문제에 시달리던 유럽 역시 다양한 대책으로 저출산 문제를 극복했다.
스웨덴은 출산율 하락의 고비를 성평등과 일·가정의 양립으로 극복했다. 출산 휴가는 반드시 부모가 나눠서 사용하게 돼 있어 남성이 의무적으로 2주간 휴가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출산예정 60일 전부터 480일간 사용 가능하고, 임신휴가급여는 월평균 소득의 80% 수준이며 공교육은 국가가 모든 재정을 부담한다.
프랑스는 임신에서 출산, 양육, 교육까지 전 과정에서 정부가 유아수당, 영아보육수단, 가족수당, 입학수당 등 현금을 지원한다.
가족정책을 전담하는 전국적인 지원체계인 '가족수당 전국공단'도 운영돼 수당지원정책, 근로자의 육아휴직 급여관리, 보육시설 및 가족 지원 업무가 이뤄진다.
영국의 경우 가족 양육을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보편적 아동수당과 보육바우처로 보육비 부담을 완화했다.
12세 미만 아동을 매주 20시간 이상 돌보는 조부모나 친인척에게 에게 의료보험을 지원한다.
일가정 양립과 관련, 16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근로자는 탄력근무를 사용할 수 있고, 유급 육아휴직 39주와 유급 모성휴가로 39주를 제공한다.
또한 보편적 아동수당제도의 활성화로 부모소득과 재산 등에 상관없이 16세 미만의 아동에게 수당을 지급하고, 중산층 가정을 돕기 위한 세액 공제가 발달됐다.
다만 이런 미시적 정책 역시 기본적으로 마음 편히 결혼과 출산을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된 후 세워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삼식 연구위원은 "출산율 제고를 위해서는 양육 수당, 육아휴직 등 미시적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공교육 강화, 학제 개편, 아동 안전시스템 구축, 고비용 주거 구조 해소, 노후보장, 출산 친화적 고용문화, 가족(결혼·자녀 관련) 가치관 변화 등 다양한 사회구조·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