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 인천AG조직위원장 "적자 내지 않을 것"

2014-08-3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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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아시안게임조직위원장 [사진 제공=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어느 한 걸음도 쉽지 않았다. 인천이 지난 2007년 4월 제26차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에서 2014년 아시안게임 유치에 성공한 뒤 2008년에는 (새천년민주당 노무현에서 한나라당 이명박으로) 정권이 바뀌고, 2010년에는 (한나라당 안상수에서 민주당 송영길로) 시장도 바뀌었다. 조직위원장도 한 차례 교체됐다. 정권과 시장의 소속 정당이 바뀌면서 예산 지원이 원활하지 않아 ‘인천아시안게임 홀대론’이 대두됐다. 인천시는 2012년에는 “아시안게임을 반납하겠다”고 까지 했다.

2011년 “소통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연임에 실패한 이연택 전 위원장을 대신해 인천 아시안게임의 새 얼굴이 된 김영수 위원장은 “당초 예산보다 국비 약 378억원, 시비 약 154억원이 삭감됐고 스포츠 관련 기금수입과 옥외광고수익 배분금 등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환율 하락으로 환차손마저 발생해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원래 알뜰하고 효율적인 대회를 지향해왔지만 허리띠를 더욱 바짝 졸라맬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대회 운영에 필수적인 경비는 줄일 수 없기 때문에 인건비나 업무추진비 등 경상비를 많이 줄였습니다. 때문에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 직원 수는 다른 대회에 비해 10% 이상 적습니다. 당초 2만 명 수준을 예정했던 자원봉사자 수도 1만3500여명으로 6500명가량 줄였고요. 대신 강화된 교육을 통해 모두 정예요원으로 만들어 대회를 치를 계획입니다.”

김 위원장은 “과거 과시용 물량공세와는 달리 최소한의 알뜰 예산으로 우리만의 특색을 살린 대회를 성공시켜 약소국도 아시안게임을 치를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순탄치 않았던 과정은 인천 아시안게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다면 지방자치단체의 대규모 국제대회 유치의 전범이 될 수 있는 이유가 됐다. 김 위원장은 “성공적인 대회라는 평가를 받으려면 뭐니 뭐니 해도 적자대회가 돼서는 안 되지 않겠느냐”고 역설했다.

성공의 두 번째 기준으로는 “아시아경기대회의 기본 이념인 아시아 화합에 대한 기여도”를 꼽았다. “아시아 스포츠의 균형 발전을 위해 유치 이후 ‘Vision 2014’라는 지원프로그램을 만들어 스포츠약소국들에 전지훈련과 지도자, 용품 등을 지속적으로 후원했다. 참가국 모두 시상대에 오르는 기쁨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에서다.

아시아의 평화와 대회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상징인 성화는 지난 9일 인도 뉴델리에서 채화돼 중국 웨이하이를 거쳐 한국에 왔다. 뉴델리는 1951년 제1회 대회가 열린 아시안게임의 고향이다. 17번 대회를 치르는 동안 뉴델리에서 성화가 채화된 것은 처음이다. 그 성화는 강화 마니산에서 채화된 국내 성화와 지난 13일 합화돼 전국 봉송을 시작했다. 서해 백령도, 남해 제주도, 동해 울릉도와 70개 시·군·구 5700여㎞에 이르는 봉송로를 누빌 예정이다. 성화는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식이 열리는 내달 19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 도착해 대회 기간 내내 ‘평화의 빛’을 밝히게 된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 홍보대사인 여배우 복서 이시영, 씨스타의 효린, 2012런던올림픽 여자 양궁 2관왕 기보배가 4000여 명의 성화 봉송 주자에 포함돼 있다.

제법 큰 이벤트임에도 불구하고 시민의 관심이 미지근한 것이 현실이다. 김영수 위원장은 “이번 대회는 국내에서 세 번째 열리는 아시안게임으로 소치동계올림픽이나 브라질월드컵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 뒤이어 열리기 때문에 국민적 관심이 적을 수 있다”고 했다. “지난달 14일(한국 시각) 폐막한 브라질월드컵 이후 붐업을 위한 다각적인 홍보를 추진 중입니다. 지상파 TV뿐 아니라 라디오·극장광고 등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주요지역 홍보탑과 육교현판, 서울시청 역사 등에 래핑광고도 시행 중입니다. 또 개막전까지 수도권 주요지역을 중심으로 순회 홍보를 위한 래핑홍보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현재 진행 중인 협력도시 초등학교 방문홍보와 ‘Only One 국민홍보단’ ‘온라인홍보단’ 등을 강화함으로써 열기를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개회식과 폐회식은 한국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난 ‘거장’ 임권택 감독이 총감독을 맡아 ‘아이디어의 보고’인 장진 감독이 연출한다. 두 감독은 “한국의 디지털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잘 보여주면서도 한국 문화의 개성과 독창성을 함께 표현하겠다”고 했단다. 개막식에는 고은 시인, 성악가 조수미, 대표적인 한류 스타 장동건·이영애·김수현이 무대에 오른다. 엑소 ·싸이·빅뱅·씨엔블루 등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 그룹의 한류 콘서트 외에도 중국 유명 피아니스트 랑랑의 연주가 준비돼있다. 한국의 전통적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각종 공연, 아시아 각국의 요리 거장을 초청해 벌이는 아시안푸드페스티벌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준비 중이다. 김 위원장은 “한류와 글로벌리즘이 조화를 이룬 개막식과 북한의 참가 등으로 점차 열기가 달아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한은 OCA의 회원국으로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수 있는 권리와 동시에 의무가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등 최근 개최된 대회에 모두 참가했습니다. 조직위는 이번 인천대회에도 북한이 참가할 것으로 생각하고, 이미 지난해 8월 남북협력팀을 만들어 북한의 참가를 위해 출입국, 안전, 수송, 숙박 등에 문제가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왔습니다. 결과적으로 북한이 지난 5월23일 참가의사를 공식화하면서 인천아시안게임은 OCA 45개 회원국이 모두 함께 하는 ‘퍼펙트 아시안게임’의 조건을 갖추게 됐습니다.” 22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측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선수 150명을 포함해 선수단 273명을 파견하겠다고 통보해왔다.

세월호 침몰 이후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안전문제를 비롯해 여수 엑스포를 아비규환으로 만들었던 숙소·교통 문제 해소를 위해서도 백방으로 노력 중이다. 숙박의 경우 6660실의 선수촌과 2900실의 미디어 촌에 대한 시설인수가 완료될 예정이고 OCA 패밀리들을 위한 호텔 등도 2200실 가량을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란다. 관광객들을 위해서는 인천지역 1300여 곳의 숙박시설과 1600곳에 이르는 인접도시 숙박업소를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다. 개·폐회식 당일 오후 2시부터 주경기장을 거치는 13개 노선버스가 무료 운행되고 입장권 소지자에게는 인천지하철 1호선 왕복승차권을 무료로 제공한다.

안전 문제에 대해 김 위원장은 “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메뉴얼에 따른 임무 분담을 통해 만반의 안전대책을 준비해왔다. 관람객을 대상으로 대피안내 및 안전교육도 철저하게 할 계획이다. 경기장별로 피난계단, 비상구, 대피동선을 확실하게 알려주는 안내 영상물을 제작·방영하고, 대회 종사자에 대한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전염병 발생 및 생물테러에 대비한 모의훈련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2014인천아시안게임이 인천만의 행사가 아니라 국가행사라는 점에서 국민들께서도 더욱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셨으면 한다. 대회기간 하루쯤 인천의 날로 정해서 맘에 드는 경기를 관람하시고 각종 문화행사도 둘러보시길 부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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