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터널 3D’ 정유미 “데뷔 12년차, 소처럼 일했다고들 해요”

2014-08-2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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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유미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처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배우 정유미(30)는 데뷔 12년차 연기자다. 2003년 영화 ‘실미도’에서 버스 안 여고생 역으로 매우 잠깐 출연했다. 같은 해 ‘싱글즈’ ‘위대한 유산’에서도 얼굴을 비췄다.

이듬해 KBS2 ‘애정의 조건’에서 맹한지 역을 맡았으며 영화 ‘인형사’에는 귀신으로 출연했다.

MBC ‘왕꽃 선녀님’으로 대중에게 어필한 뒤 ‘몽정기2’ ‘댄서의 순정’ ‘황진이’ ‘두 사람이다’ 등에 캐스팅됐다. 드라마 ‘대왕 세종’ ‘친구, 우리들의 전설’ ‘보석비빔밥’ ‘동이’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았으며 지난 2011년 ‘천일의 약속’에서 통통튀는 노향기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각인됐다.

지난 2012년과 2013년 ‘옥탑방 왕세자’ ‘원더풀 마마’ ‘엄마의 정원’에서 연달아 주연 자리를 꿰찼고 올해는 국내 최초 풀(Full) 3D 공포영화 ‘터널 3D’에서 은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배우 정유미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처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남궁진웅 timeid@]

데뷔 12년차,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정유미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10년전 공포영화 ‘인형사’에서 귀신으로 출연했던 정유미는 ‘터널 3D’에서 인간(?)을 연기했다. 국내 첫 풀 3D 공포영화지만 3D보다는 감정 연기에 더 치중했다고 회상했다.

‘터널 3D’는 제벌 2세인 기철(송재림)의 권유로 은주(정유미), 유경(이시원), 영민(이재희), 세희(정시연)가 강원도 폐탄광 근처 리조트로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리조트로 가던 중 달리는 차량 앞으로 뛰어든 김씨(손병호)의 “당장 여기를 떠나라”는 경고를 받지만 이를 무시하고 관리자 동준(연우진)의 안내로 리조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유경과 연인인 기철은 애인 몰래 세희와 관계를 갖다 갑작스러운 비명소리를 듣는다. 바로 김씨가 유경을 헤치려고 했던 것. 기철과 영민은 이를 말리려다 김씨를 죽이고 만다.

이들은 김씨의 사체를 20년간 출입이 통제된 터널로 옮기고 완전범죄를 꿈꾸지만 음산한 기운과 함께 폐광에 갇히고 하나 둘 씩 사라지게 된다.
 

배우 정유미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처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남궁진웅 timeid@]

정유미는 “은주가 사건의 주요 인물이라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고민이 많았다”며 “탄광에 근무하셨던 분들을 찾아가 궁금한 점을 여쭤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촬영일 하루 먼저 탄광에서 현장을 답습했다는 정유미는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유미는 “배우들끼리 준비를 많이 했다. 후반부 감정을 전달하는 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공포영화를 3D로 만든다니 정말 무서울 것 같았다. ‘링’도 3D처럼 튀어나오는 부분을 생각했다. 공간이 주는 깊이감과 서늘함이 관객들도 실제 터널과 광산에 있는 느낌을 받을 것 같았다”고 영화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저는 드라마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감정을 많이 생각했다”며 “나중에 탄광을 떠도는 어린 소녀(도희)를 만나고 난 뒤 감정을 제일 많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터널 3D’는 실제로 강원도에 위치한 폐탄광에서 촬영됐다.

“실제로 눈이 어마무지하게 많이 왔어요. ‘알래스카도 아닌데 눈이 와봤자지’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차량이 올라가지 못해 촬영을 못한 날도 있었죠. 춥기도 했지만 다들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래도 현장 분위기는 좋았다고. 정유미는 “배우들끼리 얘기하며 소통하는 것 자체로도 많은 것을 얻은 것 같다”며 선배 배우 손병호에 대한 에피소드를 꺼냈다.

“영화 속에서 얼굴에 랩을 쓴 인물이 실제 손병호 선배님”이라며 “6시간동안 랩에 싸여 계셨는데 아무래도 제작비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유발했다. 그는 “랩에서 풀려나셨을 때 정말 환하게 웃으셨다. 성격이 정말 좋으신 선배님”이라며 “많이 배웠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배우 정유미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처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남궁진웅 timeid@]

영화 얘기를 하다보니 데뷔 10년이 넘은 정유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10년이 넘었다고 하니까 무척 오래된 것 같은데 그냥 1년을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무명시절이 길었다고들 하시는데 매년 오디션보고 합격하면 연기하고, 안되면 다른 작품 알아보면서 그렇게 걸어왔죠. 어떤 분은 ‘소처럼 일했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사실 저도 쉼은 있었죠. 중간에 중국에서 드라마 촬영도 했고요. 저희 어머니가 그러시더라고요. ‘연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정유미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라고요. 그러면서 ‘연기가 너의 전부가 돼서는 안 된다’고 하셨어요. 항상 제가 나쁜 길로 빠지지 않게 만들어주신 것 같아요.”

10년이 지났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정유미. 연기에 대한 욕심도 많지만 다른 재미있는 것들도 찾아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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