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세월호 정국서 구원투수 자처…이틀 연속 유가족 면담

2014-08-2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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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사진=문재인 의원실 ]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교착 국면에 빠진 세월호 정국에서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친노(친노무현)그룹 좌장인 문 의원은 전날(19일)에 이어 20일에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고(故) 김유민 양의 부친 김영오 씨과 함께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세월호 특별법 여야 합의안이 당내 강경파 그룹과 세월호 유가족 등 범야권의 전방위적 반대에 부딪힌 상황에서 문 의원이 실타래처럼 엉킨 정국을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 의원은 이날 오전 새정치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 김현 의원 등과 함께 광화문 광장에서 38일째 단식 농성 중인 김씨를 찾아갔다. 이들은 비공개로 김씨와 1시간가량 면담을 갖고 단식 농성 중단을 촉구했다.

문 의원이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박 위원장과 함께 세월호 현장을 누비자 일각에선 제1야당이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그룹 대주주인 문 의원의 영향력 안으로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씨 옆에 자리를 편 문 의원은 전날 단식에 들어가기 직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교황님이 우리 사회에 불러일으킨 위로와 치유의 감동을 보면서 우리 스스로는 왜 우리의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하지 못하는지 자문하고 반성을 하게 된다”며 “제가 대신하겠다. 김영오님을 살려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세월호 유족들의 단식, 특히 37일째를 맞는 유민 아빠 김영오님의 단식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며 “그들의 극한적인 아픔을 우리가 깊은 공감으로 보듬어야 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국회 본관 앞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사진=아주경제 김세구 기자 k39@ajunews.com]


문 의원은 “그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치유해 주기는커녕 고통을 더한다면 그것은 국가의 도리가 아니다”며 “그들이 목숨을 걸고 이루고자 하는 특별법 제정으로 진상을 규명하는 데 이제 우리가 나서야 한다. 거기에 고통이 요구된다면 그 고통을 우리가 짊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러기 위해 저는 단식에 들어간다”며 “김영오님을 비롯한 유족들의 단식 중단을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도 이 자리에서 세월호 특별법 여야 합의안과 관련해 “용서해 달라”며 “오늘 제가 회의에 가서 ‘박근혜 대통령이 유민 아빠를 만나 달라. 대통령께서 유민 아빠를 만나주면 단식을 중단하겠다고 한다’는 이야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여야 모두 진영논리에 매몰된 세월호 정국에서 문 의원이 숙의 민주주의를 통해 통합의 정치를 이끌어 낸다면, 차기 대권 잠룡 역학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8월 둘째 주 정례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 포인트)에 따르면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문 의원은 13.8%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정치권 이슈에서 한 발 떨어진 박원순 서울시장(18.4%)을 제외한 범야권 대선 주자들이 낮은 지지율에 허덕이는 점을 감안하면, 세월호 정국에서 문 의원의 존재감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때 ‘범야권 대안론’으로 떠올랐던 새정치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8.0%에 그쳤다. 반면 범보수진영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16.3%), 정몽준 전 의원(9.1%),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6.7%), 남경필 경기도지사(4.6%) 등 4명이 이름을 올렸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문 의원에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미지가 남아 있어 ‘친노 강경’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친노그룹 중 포용력이 있는 정치인”이라며 “화합과 상생의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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