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공포 "왜 하필 우리동네에" 땅 꺼짐 강남에 집중된 이유는

2014-08-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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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서울시 제공]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이달 13일 서울 송파구 석촌 지하차도 중심부에서 의문의 '대형 싱크홀(Sink hole, 대형 땅 꺼짐)'이 발생했다. 폭 5~8m, 깊이 4.2m, 연장 70m 거대 지하 동굴이 도심 한 복판에서 생겨난 것이다. 

앞서 5일엔 사고 현장 인근에서 폭 2.5m, 깊이 5m, 연장 8m 동공(洞空)이 드러나 이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충격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서울시 조사단이 정밀 확인에 나선 주말부터 추가 동공이 5개나 더 발견됐다. 이곳 지하차도 종점부 램프구간(폭 5.5m, 연장 5.5m, 깊이 3.4m) 1곳과 박스 시점 구간의 집수정 부근(폭 4.3m, 연장 13m, 깊이 2.3m) 1곳 등 2개소는 확인됐지만 아직 3곳은 정확한 규모 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동공이 강남 일대에 집중되면서 현지 거주민들의 불안도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달들어 발견된 동공 7곳 모두가 석촌역을 중심으로 사방에 퍼진 형태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일반적으로 모래나 자갈 등으로 이뤄진 표면 충적층이 지하수로 유실돼 지반이 내려앉아 형성되는 구멍을 싱크홀이라 부른다. 같은 원리지만 표면은 남고 그 밑부분이 비어 있는 상태를 동공이라 부른다. 다시 말해 싱크홀도 동공의 한 종류다.

전문가들은 지하철 9호선 3단계 건설 중 싱크홀 옆의 연악한 지반을 건드려 흙이 잘게 부서졌고, 이에 따라 커다란 빈 공간이 생겨났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특히 송파나 잠실의 지리적인 특성을 든다. 과거 하천이던 이곳은 모래층이 잘 발달됐다. 이 연약 지반에 지하터널을 뚫는 등 공사가 장기간 이어졌고 하수관거의 누수로 인한 모래가 대거 유실되면서 동공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역시 지난 5일과 13일 함몰된 석촌 지하차도 구간이 지하수에 취약한 충적층이 두껍게 자리한 구감임을 확인했다. 따라서 수위 저감시 침하(내려앉거나 꺼짐) 우려가 높은 지역이라는 게 서울시 조사단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동공이 드러나면서 전문가들은 추가 발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박창근 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육안조사 결과 규모를 떠나 송파·잠실 등지에서 싱크홀 발생이 추가로 우려된다. 관할기관이 면밀한 조사를 벌여 시민들의 불안감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가 얼마 전 국회에 제출한 '서울시 도로 상 동공 발생 현황' 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올해 8월 5일까지 5년간 서울지역 도로에서 발견된 동공은 모두 14개로 집계됐다.

총 14개의 동공 가운데 12개가 한강 이남에서 나타났다. 동공은 강서구와 영등포구가 각각 4개, 3개로 다수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2011년 7월 서울 중랑구와, 그해 8월 동대문구에서 파악된 동공 1개씩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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