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한국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세기 안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추모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세월호 추모) 리본을 유족에게서 받아 달았는데 반나절쯤 지나자 어떤 사람이 내게 와 ‘중립을 지켜야 하니 그것을 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다”며 “(이에 대해)‘인간적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고 말해줬다”고 말했다.
종교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하지만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서는 중립을 지킬 수 없었음을 밝힌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간적인 고통 앞에 서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게 된다. 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정치적인 이유로 그렇게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세월호 사고) 희생자의 아버지, 어머니, 형제, 자매를 생각하면 그 고통이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 내 위로의 말이 죽은 이들에게 새 생명을 줄 수 없지만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면서 우리는 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기간 동안 노란 세월호 리본을 착용하고 미사 등 각종 행사에 나서는 등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 함께했다.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마중 나온 세월호 유족 4명의 손을 잡고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며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는 세월호 생존 학생과 유가족 등 30여명이 모여 있는 곳을 지나게 되자 차에서 내려 이들의 손을 잡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있은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전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만나 위로하고 세월호 추모의 의미가 담긴 노란 리본을 선물 받았다.
18일 귀국길 기자회견에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월호 리본을 왼쪽 가슴에 그대로 달고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한국 천주교 순교자 124위 시복미사를 집전하기 전에 광화문 광장에서 카퍼레이드했다.
카퍼레이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월호 유가족 400여명이 모여 있는 광화문 광장 끝에서 차를 멈추게 하고 이들의 얘기를 가만히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