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정부 규제정보 포털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중앙부처 규제는 총 1만5326건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말 1만5260개, 올해 3월 말 1만5303개 등과 비교할 때 매달 늘고 있는 추세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열린 규제개혁 장관회의에서 ‘끝장토론’까지 진행하면서 규제 감소를 외쳤지만, 결과적으로 전체 규제수는 늘어난 것이다.
특히 각 정부 부처가 올 들어 도입한 △기업소득환류세제(사내유보금 과세)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및 화학물질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화평법) △고용행태 공시제 등은 기업활동을 위축하는 대못 규제라는 질타를 받고 있다.
투자 측면에서도 단기적인 과세를 피하기 위해 비생산적인 투자에 집중할 수 밖에 없어 큰 손해를 부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기업소득환류세제가 실효성도 없고 기업의 자율적인 경영을 방해하는 규제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까닭이다.
내년 시행되는 탄소배출권 거래제도에서도 이 같은 규제 논란이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 제도는 오는 2020년까지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 전망치 대비 30%를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재계 입장에서는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3년 동안 최대 8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 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012년 기준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 상위국인 중국(28.6%), 미국(15.1%), 인도(5.7%), 러시아(5.1%), 일본(3.8%)도 실시하지 않는 이 제도를 우리나라가 시행하는 것이 실효성이 없는 규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 공시제도’도 기업들의 투자를 저해하는 규제로 꼽히고 있다. 올해 처음 시행된 고용행태 공시제는 기업들이 매년 한 차례씩 근로자의 고용형태 현황을 공시하도록 하는 제도로, 공시를 해야 하는 대상은 상시 근로자가 300인 이상인 사업장이다.
정부는 고용 형태 공시제 도입을 통해 비정규직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사업주들의 자율적인 고용구조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경영 자율성을 침해하는 규제이자 포퓰리즘적 정책이라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 밖에 업무상 과실로 유해화학물질사고가 발생하면 해당사업장에서 매출의 최대 5%까지 과징금을 물리도록 한 ‘화관법’과 시중에 유통되는 화학물질에 대한 등록 및 평가가 요구되는 ‘화평법’ 역시 기업경쟁력을 잃게 만드는 규제 정책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연내 등록규제 15% 감축을 목표로 기업들의 속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한 규제개혁에 나서고 있다"며 "기업의 자율경영과 투자를 위축시키는 대못 규제들을 철폐한 현실적인 규제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