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교황 연설문에서 가장 주목할 핵심 단어가 ‘평화’ ‘화해’였다. 또 한국에서 가톨릭교회가 평화와 화해, 그리고 통일을 위해서 기여를 한다고 했는데 이는 단순하게 경제적인 발전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반 사람의 안녕이 중요하다는 말씀이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가 교황 방한 첫날 연 브리핑에서 "평화를 강조한 교황의 청와대 연설은 한국사회뿐 아니라 아시아와 전 세계를 향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 간에 긴장과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은 평화 구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공항에 도착하자마 '한반도 평화'로 말을 시작한 교황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만났다. 이때 교황은 한국의 상황에 대해, 또 평화와 대북관계에 대해 주로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롬바르디는 "교황은 어떤 국가의 정상과 면담을 갖게 되면 저희는 구체적인 정보를 중점적으로 논의하기보다는, 좀 더 중요한 이슈 쪽에 초점을 맞춘다"고 밝혔다.
교황은 첫날 환영식에 대해 만족감을 보였다. 롬바르디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항 영접에 대해 각별함을 보여준 것"이며 "일반적 관행이 아니며 특별한 것"이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일반적으로는 정상을 영접하기 위해서 대통령이 공항에 오지 않습니다. 나중에 청와대에서 영접을 하죠."
그는 "교황이 방한 첫날 일정을 무사히 마쳤고 성과에도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는 오랜 비행기 여정 끝에 굉장히 피곤한데요. 놀랍게도 교황께서는 무척 컨디션이 좋고 또 아주 명랑하고 밝은 그런 태도를 보이셨습니다." 그는 "교황은 따뜻한 환영을 받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첫날 한국천주교 주교단과 만난 자리에서 "성직자주의에 빠지지 말고, 가난한 자를 위해 존재하는 교회가 가난한 자를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롬바르디 대변인은 "교황은 주교단과의 만남에서 교회가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면 가난한 자를 잊는 경향이 있다"면서 “주교들이 사제들과 가까이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롬바르디 대변인은 교황과 박 대통령의 면담에서 세월호 문제가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한반도의 평화와 북한 문제를 주로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세월호 같은 특정 사안에 있어 당사자의 고통에 공감하지만 어떤 입장을 취하는 일은 잘 없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 청년대회에 자국 청년들의 참가를 막았다는 언론보도에 대해선 "대회조직위가 초청한 사안이라 잘 모르지만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천주교 교황방한위원회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60여명의 중국 학생들이 들어와 있지만 많은 청년이 오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