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무제한으로 돈을 풀면서 반짝 개선됐던 경기는 경착륙 신호를 보이기 시작했다. 2분기 일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8%를 나타냈다. 실질임금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상황에서 소비세를 올린 탓이 컸다.
17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일본펀드는 올해 들어 14일까지 평균 4.74% 손실을 기록했다.
일본 경기가 다시 꺾이면서 일 니케이지수는 올해 들어 14일까지 1만6291.31에서 1만5314.57로 6.00%(976.74포인트) 하락했다.
상품별로 보면 한화자산운용 '한화일본주식&리츠증권투자신탁1A'를 제외한 모든 일본펀드가 올해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상품 또한 0.17% 오르는 데 그쳤다.
가장 저조한 일본펀드는 하이자산운용이 내놓은 상품이다. '하이일본1.5배레버리지증권자투자신탁H C1'은 같은 기간 13%에 맞먹는 손실이 났다. 하나UBS자산운용 '하나UBS 일본배당증권투자신탁1 ClassC'와 신한BNPP자산운용 '신한BNPP봉쥬르일본알파증권자투자신탁(H)'도 각각 7.58%와 7.13% 손실을 기록했다.
이번 일본 GDP 하락률은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던 2011년 1분기 이후 가장 컸다. 전문가 추정치(-7.2%)보다는 양호했지만, 투자심리를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아베 총리가 대지진 이후 시동을 걸었던 아베노믹스도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는 우려가 나온다. 물론 공격적인 통화ㆍ재정정책으로 엔ㆍ달러 환율이 80엔대에서 100엔대로 올라섰고, 니케이지수도 한때 1만6000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4월 소비세율을 5%에서 8%로 인상하면서 경기 분위기는 다시 위축되고 있다. 소비세율 인상에 민간소비가 급감하는 모습이다. 엔화 약세로 이득을 취한 일본 기업도 정작 임금 인상에는 뒷짐을 지고 있다. 경기가 선순환 국면으로 전환하기도 전에 되레 하강하고 있는 이유다.
그나마 기업 실적이 아직 양호하고, 일본은행(BOJ)이 양적완화에 나서는 점은 긍정적이다. 일본 상장기업은 2분기 경상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다. 미국 블룸버그는 실적을 내놓은 기업 가운데 58%가 전문가 예상치를 상회했다고 전했다.
하반기 엔ㆍ달러 환율은 100~105엔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니케이지수는 1만4000~1만7000선에 머물 전망이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경기가 대외 부문에서 부진한 모습"이라며 "하지만 연간으로는 전년 대비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종료를 비롯한 여러 변수를 감안하면 엔ㆍ달러 환율이 105엔 안팎에서 움직일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