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세월호 유가족, 교황 마중나갔다

2014-08-14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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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세월호 유가족과 새터민, 이주노동자, 범죄피해자 가족 등 소외되거나 상처받은 이들이 1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맞이했다.

교황 환영단에 포함된 평신도들은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4명), 새터민(2명), 이주노동자(2명), 범죄피해자 가족모임인 해밀(2명), 가톨릭노동청년(2명), 장애인(보호자 포함 2명), 시복대상자 후손(2명), 외국인 선교사(2명), 수도자 대표(2명), 중고생(4명), 어르신대표(2명), 예비신자(2명), 화동(2명) 및 보호자(2명) 등이다.

서울공항 환영식에 참석한 한국 주교단 명단은 다음과 같다.
- 다 음 -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

주교회의 부의장 김지석 주교(원주교구장)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

천주교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

아시아청년대회 주최교구장 유흥식 주교(대전교구장)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 조규만 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의전분과위원장 정순택 주교 등 총 9명.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유가족으로는 고(故) 남윤철 단원고 교사의 부친 남수현(세례명 가브리엘) 씨와 부인 송경옥(모니카) 씨, 사제의 길을 꿈꾸던 예비신학생 고 박성호(단원고 2학년) 군의 아버지 박윤오(50·임마누엘) 씨, 일반인 희생자 고 정원재(61·대건안드레아) 씨의 부인 김봉희(58·마리아) 씨 등 4명이 포함됐다.

장애인 대표로 참석하는 정진숙(62·제노베파) 씨는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에 소속된 봉제협동조합 솔샘일터에서 일하고 있다. 2009년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 때 입었던 제의를 만든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그는 오는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주례할 때 입을 장백의를 제작했다.

2001년 5월 한국에 입국한 새터민 한성룡(44·대건안드레아)와 2012년 한국 땅을 밟은 김정현(가명·58·스텔라) 씨, 필리핀 이주노동자 하이메 세라노 씨와 볼리비아 출신 아녜스 팔로메케 로마네트 씨도 공항에서 교황을 맞이한다. 김정현 씨는 "평생 살면서 이런 기회가 올 줄 몰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보살펴온 외국인 선교사 2명도 특별히 초대됐다.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옥스퍼드대학에서 철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양 수산나(78·수산나 메리 영거) 여사는 한 달이 넘는 긴 항해 끝에 1959년 12월 우리나라에 입국, 1962년 가톨릭푸름터(옛 가톨릭여자기술원)를 설립해 불우한 여성들에게 양재와 미용기술을 가르쳤다. 교회에 봉사하는 가톨릭 독신여성 단체인 아욱실리스타(사도직 협조자) 회원이기도 한 양 수산나 여사는 1973년 여성 사도직 협조자 교육을 위해 프랑스 루르드로 간 뒤에도 매년 한국을 오가며 대구와의 인연을 이어가다 2004년 은퇴한 뒤 한국에 정착, 2011년 대구 명예시민이 됐다.

뉴질랜드 출신인 안광훈(73·브레넌 로버트 존) 신부는 세계적 가톨릭 선교단체인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소속으로 1966년 25세의 나이로 입국, 강원도 내 성당들에서 사목하면서 정선 신협, 성프란치스코 병원 등을 세워 농민과 광부들의 자활을 도왔다. 1980년대부터는 빈민운동을 시작, 서울 강북구 일대에 전셋집을 얻어 살며 달동네 주민들과 함께 철거 반대운동, 실직자 대책 마련, 자활센터 설립 등의 활동을 펼쳤다.

이 밖에 시복대상자 후손인 정규혁(88·베드로) 씨는 다산 정약용의 형이자 성 정하상 바오로의 아버지인 정약종(아우구스티노·1760~1801)의 방계 4대손이며, 권혁훈(68·가스파르) 씨는 조선 후기 학자로 천주교의 전파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 권일신(프란치스코 하비에르·1742∼1791)의 자녀로 오는 16일 복자품에 오르는 권상문(세바스티아노·1769∼1802)ㆍ천례(데레사·1784∼1819) 남매의 6대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을 하루 앞둔 13일 트위터에 한글로 방한을 알리는 인사말을 올리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으로의 여정을 시작하며, 한국과 아시아 전역을 위한 저의 기도에 동참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라고 방한 인사를 남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세기 천주교 성인 프란치스코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성인 프란치스코는 청빈한 삶을 강조한 인물로, 교황은 서민과 함께하는 천주교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그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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