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는 그룹 빅뱅 이후 YG가 7년 만에 선보이는 아이돌이라는 이유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위너에게 빅뱅은 양면의 칼날과 같은 존재다. 빅뱅 못지 않는 퀄리티를 자랑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동시에 빅뱅과 어떻게 다른 매력을 선보일 것이라는 숙제가 공존한다.
소속사 대표 양형석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위너 기자간담회에서 "빅뱅과의 다른 색을 발산해야 하는 부분이 가장 고민"이라며 "위너만의 스타일을 찾는 데 1년의 세월이 걸린 셈"이라고 데뷔가 늦어진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빅뱅과 멤버수도 동일한 위너는 12일 0시 데뷔 정규 앨범 '2014 S/S'를 발매했다. '2014 S/S'에는 패션 브랜드 런칭 시 사용하는 문구를 차용한 것으로 모델 같은 위너 멤버들의 미모를 빗댔다. 양 대표도 "빅뱅과 다르게 우월한 키와 외모를 자랑한다"고 위너의 외모를 칭찬했다.
지드래곤이 대부분 곡을 만들어왔던 빅뱅과 달리 멤버들이 전곡에 작사, 작곡을 참여하며 각자의 매력을 살렸다. 특히 송민호와 남태현은 솔로곡을 수록하며 역량을 펼쳤다. 멤버 모두를 싱어송라이터로 키우겠다는 YG의 업그레이드된 기획력을 엿볼 수 있다.
'디스 러브(This Love)' '라라라(La La La)' '더티 캐쉬(Dirty Cash)' 등으로 2006년을 장식한 빅뱅은 미디엄 이상의 빠른 템포와 힙합색이 짙게 뭍어나는 곡들로 자신들의 스타일을 구축했다. 반면 위너는 그간 YG가 추구했던 느낌을 벗고 서정적인 기타 리프에 이별의 아픔을 그렸다.
8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YG도 성장했기에 빅뱅의 초기 앨범과 비교한다면 확실히 높은 완성도를 보인다는 평이다.
그러나 빅뱅 멤버들이 가지는 절묘한 조화. 대성이 중추 보컬을 잡고 매력적인 보이스의 승리가 감칠맛을 돋우며, 탄탄한 춤과 노래 실력으로 무장한 태양이 무대에 중심에서 퍼포먼스를 펼치는-. 또 묵직한 탑의 랩이 귓가를 멤돌고 지드래곤의 돋보적인 존재감이 그룹 전체를 빛나게 하는 빅뱅은 위너가 배워야 할 내공과 매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빅뱅의 그늘을 벗고 온전한 위너의 색을 보여준 데뷔 앨범은 다음을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점차 확장해갈 위너의 세계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