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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가 우승컵을 받을 즈음에는 이미 어둠이 깔릴 정도로 2014USPGA챔피언십은 가까스로 제 일정에 끝났다.
[사진=SI 홈페이지]
‘어! 앞 선수들이 그린에 있는데, 어프로치샷을 하네요.’
끝에서 둘째조인 리키 파울러와 필 미켈슨이(이상 미국)가 그린과 그린주변에 볼을 갖다놓고 다음 플레이를 준비중이었다.
이 때 경기위원이 두 선수를 그린 사이드로 비키라고 한 후 챔피언조(로리 매킬로이, 베른트 비스베르거)에 샷을 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웨이브(사인) 플레이’로 미국PGA투어의 여느 대회에서 볼 수 없는 진풍경이었다. 매킬로이는 앞조의 미켈슨과 파울러가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러프에서 두 번째 샷을 했고 볼은 그린앞 벙커로 들어갔다.
왜 이같은 상황이 연출됐을까.
이 대회는 미국PGA투어가 아닌, 미국프로골프협회(USPGA)가 주최한다. 그런데 마지막날 챔피언조 티오프시간을 오후 4시19분으로 맞췄다. 이날 일몰시간은 오후 8시40분. 악천후나 연장전(3홀 합계)을 고려하지 않고 원래 정한 티오프 시간을 고수했다. 미국 동부지역의 황금시간대에 중계방송이 나갈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그런데 대회 초반 폭우가 내려 경기는 두 시간 가량 지체됐다. 코스 곳곳에 물기가 남아, 캐주얼 워터로 인한 드롭 사례가 많아지면서 경기는 더 더디게 진행됐다. 이런 일을 간파하고 티오프 시간을 당겼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는데도 주최측의 비융통성으로 말미암아 챔피언조 선수들이 마지막 홀에 다다랐을 때에는 날이 어둑어둑해졌고, 주최측은 비상식적인 수단을 동원해 이날 경기를 마치려했던 것이다.
1타차로 2위를 한 미켈슨은 불쾌하다는 표정이 역력했고, 파울러도 마지막 버디퍼트를 ‘성의없게’ 하다가 파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