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김종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전략연구실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카카오의 금융업 진출의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송금 한도·금융거래의 제약·보안 위협 등의 요인으로 카톡뱅크가 실제 금융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오는 9월 중으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카톡뱅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전자지갑에 충전된 현금으로 송금과 소액결제를 할 수 있는 전자금융 서비스다.
국민·우리·농협·외환·기업·제주·광주·SC·부산·전북·경남·대구·씨티·수협 등 14개 은행이 참여할 예정이다. 휴대폰에 앱을 설치한 뒤 사용자의 은행계좌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하루 최대 50만원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송금은 하루 최대 10만원까지다.
이에 대해 김종현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하루 송금한도 10만원은 소액 송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기존 은행의 송금 수수료 부문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 한도 상향도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 은행의 전체 송금건수 가운데 10만원 미만의 비중은 30% 미만 수준이다"면서 "송금한도를 상향하려면 한도 산정의 기준이 되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의 발행권 최고한도를 50만원(본인확인시 200만원)으로 규정한 전자금융거래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카톡뱅크에 가입한 회원에게만 송금이 가능하고 이체자금을 현금으로 인출할 경우 당일이 아닌 익일 인출해야 하기 때문에 거래상 불편함 발생한다"며 "업무처리시간에 민감한 국내 고객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익일 자금인출은 서비스 확대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거래시 공인인증 절차를 밟지 않아도 돼 거래절차가 간소화되는 반면 이에 따른 보안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카톡뱅크가 향후 텐센트·알리바바와 같이 수익형 금융상품을 판매할 경우 금융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쳤다.
김종현 연구위원은 "중국 텐센트 은행, 알리바바의 위어바오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IT기술을 활용해 송금·지급결제 부문에만 머물지 않고 전통적인 금융업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면서 "카카오 역시 자산관리를 담당하는 금융회사와 제휴할 경우 수익형 금융상품까지 판매함으로써 사실상 기존 금융회사의 역할 담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카톡뱅크가 대규모 가입자를 기반으로 고객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경우 확장된 금융 비즈니스 영역에서 성장 가능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고객의 성향과 금융서비스 니즈를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대량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상품 개발과 마케팅 측면에서 기존 금융회사보다 유리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