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넘은 200만명 학살 ‘킬링 필드’ 전범 35년만에 단죄, 종신형 선고

2014-08-0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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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BBC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약 200만 명이 학살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20세기 최대 비극 ‘킬링 필드’의 핵심 전범들이 35년 만에 법의 심판을 받았다.

7일(현지시간) BBC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크메르루주 전범재판소는 반인륜 범죄로 기소된 누온 체아(88·왼쪽에 앉아 있는 사람) 당시 공산당 부서기장과 키우 삼판(83·오른쪽에 서 있는 사람) 전 국가주석에 대해 각각 종신형을 선고했다.

크메르루주 정권이 베트남군의 공세로 지난 1979년 붕괴된 지 35년이 지난 후에야 킬링 필드 학살자들에 대한 법적 처벌이 이뤄진 것이다.

이날 오전 전범재판소는 TV로 생중계된 공판에서 “누온 체아 등의 강제이주 등 반인륜 범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집권하고 있던 1975∼1979년 강제 이주와 반대세력 숙청, 학살 등을 자행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이번 판결은 재판부가 2년여 동안 심리를 진행한 끝에 내려진 것으로 강제이주 등 반인륜 범죄 혐의에 대한 것이다.

집단 학살 혐의에 대한 2차 재판은 올 연말에 마무리된다.

라스 올슨 전범재판소 대변인은 이날 재판에 대해 “캄보디아 국민과 재판소 모두에 역사적인 날”이라며 “피해 당사자들이 무려 35년이나 기다려온 판결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인터내셔널도 “정의를 향한 중대 진전”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누온 체아와 키우 삼판 모두 전범재판소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계획이다.

이날 판결에 대해 일부 피해 당사자들은 “재판부의 심리가 재정난과 외부 간섭으로 장기간 중단되는 등 파행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일부 핵심 전범이 단죄가 이뤄지기도 전에 사망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실제로 2011년 누온 체아 등과 함께 기소된 이엥 사리 전 외교장관은 지난해 초 87세로 사망했다.

킬링 필드는 캄보디아에서 1975∼79년 사이에 폴 포트의 급진 공산주의 정권 크메르루주가 양민 200만 명을 학살한 20세기 최악의 비극 중 하나다.

1975년 캄보디아의 공산주의 무장단체이던 크메르루주(붉은 크메르) 정권이 론 놀 정권을 타도한 후 1979년까지 노동자와 농민의 유토피아를 건설한다는 명분으로 최대 200만 명이나 되는 지식인과 부유층을 학살한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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