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합의에 이르기까지 양당 원내대표는 서로 얼굴을 붉힐 정도로 언쟁을 벌여 취재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7·30 재보궐선거 이후 처음 대면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겸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처음에는 순탄하게 대화를 시작하는 듯했다.
이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가 최근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된 것에 대해 “중책을 맡으셨다. 잘되셔야겠다”고 말했고, 박 원내대표는 “7·30 재보선 압승 축하드린다”고 화답했다.
이 원내대표는 “오늘은 국회 의사일정 등 큰 얘기를 하고, 나중에 이런 부분에 대해 확인해보고 조치하겠다"고 화제를 돌리려 했지만, 박 원내대표는 “굉장히 큰 얘기이고, 선거 때만 되면 왜곡된 정보를 유포시키는 공작정치”라고 압박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재차 “오늘은 싸우려고 만난 것이 아니다”며 “사실관계 확인 후 해당 의원이 사과할 것이 있으면 사과하고 피차 여야의원 마찬가지”라고 불만을 슬슬 표출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국정감사가 26일 시작되고, 25일까지 결산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국조특위도 30일까지 증인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무산된다”며 국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박영선 원내대표는 “의원 개개인의 문제로 본다면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며 “저희도 국회일정 다 알고 있고 걱정하는 마음은 마찬가지지만 기본을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박범계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이 재보선 직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체 진위 여부에 의문을 제기한 브리핑을 지적하며 “그것은 중대한 것 아니냐. 선거 영향 미치지만 나는 얘기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급기야 박 원내대표가 13~14일 국회 본회의 개최를 재촉하는 이 원내대표를 향해 “거대여당은 포용을 해야지, 협박조로 얘기하는 것은 섭섭하다”고 했고, 이 원내대표는 “말씀 삼가달라. 협박한 적 없다. 그동안 예의를 갖춰 협상했다”는 등 신경전이 최고조에 달하기도 했다.
두 원내대표는 이례적으로 40여분간 이처럼 날 선 공개 대화를 이어간 뒤 11시 40분께 비공개로 전환해 2시간30분이 넘도록 논의를 한 끝에 오는 13일 세월호특별법을 포함한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여야는 세월호특별법 쟁점에 대해 서로 한 발씩 물러선 합의안 등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은 상설특검법에 따라 절차대로 임명키로 했고,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은 조사특위 여야 간사인 조원진·김현미 의원에게 일임하기로 했다.
진상조사위원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각각 5명씩 10명, 대법원장과 대한변협이 각각 2명씩 4명, 유가족이 추천하는 3인 등 모두 17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당초 4~8일 예정됐던 청문회는 18~22일 나흘 동안 실시하기로 하고 13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계획서를 변경하기로 했다.
이 밖에 정부조직법과 김영란법, 유병언법 등 국민안전 혁신법안은 양당 정책위의장단 협의를 통해 조속히 처리하기로 했다. 경제활성화와 민생안정 법률 가운데 양당 정책위의장들이 합의한 법률안에 대해서는 우선 처리에 힘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