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리튬 추출기술의 세계시장 진출을 앞두고 남미에 대규모 실증플랜트를 구축한다.
포스코는 지난 1일 포스코플랜텍 포항공장에서 대용량 실증플랜트 설비 이송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리튬 추출기술이 적용된 이 설비는 칠레 항구까지 약 5주간 항해한 뒤 안데스산맥을 지나 일주일간 육로로 이동해 아르헨티나 북서부 후후이주의 카우차리 염호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후 오는 11월 말 탄산리튬 200t 규모의 대용량 실증플랜트가 준공되면 12월 말 정상가동함으로써 리튬 직접 추출기술의 최종단계 검증을 완료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지난 2010년 염수리튬의 고효율 추출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 2011년 2t 규모의 첫 번째 파일럿플랜트를 가동했다. 2013년에는 칠레에 연산 20t 규모 탄산리튬 파일럿플랜트를 구축해 리튬추출 연에 성공했다.
설비가 준공될 카우차리 염호는 해발 4000m 고지대에 있으며 캐나다의 리튬 염호 개발기업인 LAC가 광권을 갖고 있다. 양사는 LAC가 광권을 보유한 염호에 포스코의 실증플랜트를 유치한다는 협약을 한 바 있다. 협약에 따라 LAC는 카우차리 염수 사용권과 인프라, 관련 인허가를 지원하고, 포스코는 독자적으로 설비를 구축해 운영한다.
평균 12개월에서 18개월가량 소요되는 기존 자연증발식 리튬추출법과 달리 포스코는 화학반응을 이용, 최단 8시간에서 길어도 1개월 내 고순도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 리튬 회수율 역시 기존 20%에서 80% 이상으로 높아져 우수한 경제성을 자랑한다.
현재 리튬은 2차전지의 주원료로 사용되며 휴대전화와 노트북PC, 전기자동차의 배터리에 활용된다. 특히 지난 2월 미국의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는 50억 달러를 투자해 2차전지 공장을 건설하고 전기차 연 50만 대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와 같이 전기자동차 시장이 확대되면 배터리 수요가 급증해 주원료가 되는 리튬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세계 1위의 2차전지 생산국이지만 핵심소재인 리튬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 전 세계 리튬자원은 칠레·아르헨티나·볼리비아 등 남미지역에 편중돼 있으며 자원보유국의 염수 개발 제한 정책과 기술적 한계로 신규업체의 시장진입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리튬시장의 진입장벽을 감안하면 세계 최초로 대용량 생산에 적용되는 포스코 리튬추출 기술은 기술력의 한계로 사업 진전에 어려움을 겪는 여러 투자사의 이목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신성장동력의 일환인 리튬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세계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확보하겠다는 강한 실천의지를 밝혀왔다.
한편, 포스코는 현재 리튬 추출 관련 국내특허 44건, 해외특허 76건을 출원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