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주요 대기업의 87%가 동반성장을 위해 중소기업에 유휴자산 활용을 지원하고 있거나 계획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이하 협력센터)가 2013년 동반성장지수 평가대상기업을 대상으로 한 ‘주요 기업 유휴자산의 중소기업 지원현황과 촉진과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55개 응답업체 중 36개사가 현재 사내 유휴자산을 협력사 또는 거래관계가 없는 중소기업이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3년안에 지원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업체(12사)를 포함할 경우 87.3%에 이른다.
협력사나 중소기업의 기술력 강화를 위해 주요 기업이 보유중인 건설장비나 시험설비를 무상으로 이용하도록 지원하거나, 특허를 공개하여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사례도 많다.
건설업종은 특성상 중소협력사가 대규모 장비를 갖추기에는 자금부담 때문에 쉽지 않다. 이에 두산건설은 중소협력사의 생산성 향상과 불량률 감소를 돕기 위해 초기 투자비용이 과다하게 투입되는 드릴링머신, 터닝롤러 등 총 311억원에 상당하는 건설장비를 현재 30여개의 협력사에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조선업은 외주협력사의 현장 기술인력 수준이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은 보유 기술특허를 보다 많은 협력사가 활용할 수 있도록 2013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인천과 부산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생산·의장·유틸리티 설비관련 특허 등 보유특허 기술이전 설명회와 상담회를 개최해 기술이전을 전제로 861건의 등록특허를 공개했다.
유한킴벌리의 영세 협력업체인 피엔티디는 유한킴벌리에 산업용 마스크와 일회용 작업복을 납품하고 있다. 하지만, 피엔티디는 회사의 자금여건상 제품 개선과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고가의 장비를 구입할 수 없었다.
이에 유한킴벌리는 1억원이 넘는 품질시험장비(필터 테스터기기)를 2011년부터 현재까지 무상으로 임대해 주며 피엔티디와 거래관계를 유지하면서 반영구적으로 지원함으로써 협력사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협력사 또는 거래관계 없는 중소기업에 유휴자산 활용을 지원하는 사유(지원실적있는 36사 응답)로는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활동’(61.1%)이 가장 많았고,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지원’(33.3%), ‘자사의 유휴자산 유지비용 절감’(5.6%)이 뒤를 이었다.
응답기업들은 협력사 또는 중소기업에 유휴자원 활용 지원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유휴자산 지원에 수반되는 실질적 인센티브 부족’ (27.6%)’, ‘유휴자산 중개비용, 인력 등 업무부담 과다’(24.1%), ‘수요 중소기업 발굴 곤란’(22.4%)을 꼽았다.
또한 대기업의 유휴자산이 협력사 등에 활용되기 위한 촉진과제에 대해 ‘특허유지비 전액면제, 이전설치비 지원 등 유휴자산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18사), ‘전문기관의 유휴자산 중개지원’(8사), ‘사내 동반성장 전담조직과 유휴자산 관리조직간 업무공조체계 구축으로 협력사와 유휴자산 정보공유 촉진’(8사) 순으로 선호했다.
양금승 협력센터 소장은 “협력센터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올해 안에 주요 대기업과 함께 ‘유휴자원 온라인 거래장터’를 열 계획이다”며, “이를 통해 대기업이 보유하나 사용빈도가 낮은 유휴자산을 수요가 있는 중소기업이 활용하도록 적극 지원해 중소기업의 기술력과 생산성을 높이고, 건강한 산업생태계가 조성되는 데 더욱 힘써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