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인터넷의 발달로 온라인 거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중고제품에 대한 거래도 크게 늘고 있다. 중고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총 10조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그 중 온라인 거래는 8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우리나라 중고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되면서 국내 조선산업 현장에서도 중고품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 국내 빅3 조선소에서 가장 많은 중고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품목은 단연 ‘자전거’다.
대우조선의 경우 야드(작업현장)가 여의도 면적의 1.5배(약 150만평)에 달한다. 걸어 이동할 경우 체력소모와 시간의 제약이 커 대부분의 작업자들이 자전거로 이동하고 있다. 또 한정된 대중교통으로 인해 자가용과 오토바이 이외에도 상당수 조선소 근무자들은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더불어 협력업체 소속 단기 알바 또는 계약직 직원들의 입사와 퇴사가 잦은 만큼 중고 자전거 매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소 내 자전거 이용자가 셀 수 없이 많아 추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대부분의 작업자들이 자전거를 보유중이고 이를 작업이나 출퇴근에 이용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각 조선소 근무 인원은 본사 직영과 협력사를 포함해 울산 현대중공업에는 약 6만여명이 근무중이며 대우조선해양은 4만5000여명, 삼성중공업은 약 3만여명에 달한다. 이 중 절반의 인원이 자전거를 이용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약 6만7000여대의 자전거가 운행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일부 조선소는 회사가 직접 자전거 수리센터를 운영중이기도 하다.
조선소 내 자전거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그로 인한 절도사건도 상당수 발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이 위치한 거제지역의 자전거 도난신고 접수 건수는 약 270여건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산악용 자전거(MTB)를 상습적으로 훔친 20대 협력업체 직원이 경찰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중고 매매시 자전거용 자물쇠는 기본 옵션이 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야드 밖에서의 도난도 문제지만 현장 내에서도 도난사고가 종종 발생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도난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만큼 고가와 저가를 막론하고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