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손잡은 파나소닉, 'LG화학-삼성SDI' 위협하나

2014-08-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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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팩토리 건립 확정, 전기차 배터리 업계 지각변동 예고

2014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전망. [자료=B3]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파나소닉이 테슬라와 손잡고 미국에 대형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합의하면서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계의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전자업체 파나소닉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테슬라와의 공동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에 합작 투자키로 결정한 것이다. 입지가 확정되지 않은 기가팩토리에는 2020년까지 약 50억 달러(5조원)가 투자되며, 6500명의 임직원이 근무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나소닉은 기가팩토리에서 원통형 리튬-이온 전지를 제조하고 관련 장비와 기계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 상세한 투자 조건은 향후 테슬라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테슬라는 토지와 건물을 제공하고, 이를 관리하기로 했다.

테슬라는 이번 기가팩토리 건설로 배터리 제조 비용을 30%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테슬라는 오는 2017년까지 기존 '모델 S'의 반값인 약 3만 달러(3100만원) 수준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 3'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파나소닉과 테슬라의 장기적인 동맹 체결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업체들과 제휴를 확대하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B3는 올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이 29.3%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일본 닛산과 NEC의 합작사 AESC(27.6%), 삼성SDI(18.4%), 파나소닉(13.9%)의 순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기차 시장이 성장기에 진입하지 못했고, 전체 전기차 판매량도 미미한 만큼 현재 순위가 큰 의미가 없다고 평가한다. 미국과 중국 등 전기차 시장의 성장률과 이에 따른 공급처 확보 등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따라 시장점유율은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LG화학의 마음이 편할 수만은 없다. 최근 프랑스 르노와 제휴를 맺은 LG화학은 중국 난징에 배터리 생산공장 계획을 발표하고, 한국 오창과 미국 홀랜드, 중국 난징을 잇는 글로벌 3각 생산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업계 3위 수준인 삼성SDI도 파나소닉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관련 기술 투자와 공급처 확보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삼성 SDI는 포드,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기술력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전기차 시장점유율 1위를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전공, 베이징자동차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올 하반기까지 연간 1만대 규모의 배터리 팩 제조설비를 구축한다.

업계 관계자는 "파나소닉이 테슬라와 손잡으면서 국내 업계에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전기차 시장이 아직 성장기에 있는 만큼 향후 수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업계 순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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