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유보금과세에도 보수적 배당 이유?… V낸드·파운드리·플렉시블에 ‘성장판’

2014-08-0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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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삼성전자가 V낸드, 플렉시블, 파운드리 투자를 위해 현금을 확충하고 있다.

모바일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사업에서 적시 투자를 통한 중장기 성장의 돌파구를 찾는다는 복안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정부의 사내 유보금 과세 방침에도 보수적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했다. 유보금 과세는 기업 당기순이익의 일정 부분을 배당이나 투자, 임금인상 등에 사용하지 않으면 과세하는 방안이 거론돼 왔다. 때문에 삼성전자가 배당을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지난해와 같은 주당 50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배당 결정의 배경으로 반도체 3D V낸드와 파운드리,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사업에 대한 현금 운용 전략을 밝혔다. 지난 1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중간배당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증권 애널리스트의 질문을 받고 “V낸드, 파운드리, 플렉시블은 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이와 관련 중장기 투자계획에 대한 현금 운용 전략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들 사업을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삼고 적절한 투자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뜻이다.

재무제표의 현금흐름표상 삼성전자의 현금은 지난해 2분기 말 약 46조9900억 원에서 올 1분기 말 61조4800억 원으로 늘어나, 2분기엔 실적 부진으로 영업활동 현금 유입이 감소하긴 했지만 2분기 말 현재 60조6600억 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보유 현금이 크게 증가해왔다.[아이클릭]



이 가운데 반도체 V낸드 및 파운드리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사업은 대표적인 기간산업으로 감가상각 등에 따른 지속적인 거액의 설비투자가 요구된다. 더욱이 현재 각 사업별로 핵심 기술의 상용화에 본격 진입하거나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향후 시장경쟁 상황에 따른 적시 투자의 필요성도 대두된다.

V낸드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향 공급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최초 3D V낸드 SSD 제품을 출시해 출하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SSD 시장에서 인텔을 뒤로하고 세계 1위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세대를 달리하는 이번 신제품으로 확실한 경쟁 우위를 점하고자 한다. 지난달 소비자용 프리미엄 제품인 850 프로에 이어 향후 범용시장으로 보폭을 넓히면서 마케팅이나 생산력 확대를 위한 추가 투자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는 삼성전자가 연말 14나노 핀펫 신공정의 양산에 진입해 업계 선두인 대만 TSMC와의 새로운 대결 구도가 부각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운드리에 14나노 핀펫 공정의 기술 라이선스를 제공하며 공동전선을 구축해 TSMC를 압박하는 형국이다.

삼성전자는 “14나노는 기존 계획대로 연말 양산할 예정이고, 이 경우 업계 최초가 될 것”이라며 “내년 램프업을 본격화해 상반기엔 내부고객, 하반기엔 파운드리 위주 외부 고객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TV나 모바일,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의 성능 경쟁에서 중요한 승부수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커브드 UHD TV나 웨어러블 삼성 기어 핏 등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적용범위를 넓혀가고 있으며, 특히 조만간 출시를 앞둔 ‘갤럭시노트4’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윰’을 적용할지를 두고 업계의 모든 촉각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내년에 삼성전자가 접고 펼치는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T 산업의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회사는 상대적으로 V낸드, 14나노, 플렉시블 등의 다양한 기회적 요소를 갖고 있다”며 “앞으로 5~10년을 바라보며 중장기 성장에 필요한 요소를 집중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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