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외환카드 분사를 위한 전산시스템 분리와 관련해 과거 국민카드 분사 당시 비(非)카드정보(해당은행 카드는 쓰지않고 은행만 거래하는 사람의 정보) 이전을 놓고 문제가 불거진 것과 유사한 경우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와 금감원은 최근 통보받은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따라 외환카드 분사와 관련한 전산시스템 분리 등에 대해 보다 정밀히 살펴보기로 했다. <관련기사 8면>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당초 예정됐던 외환카드 분사 본인가 안건이 취소된 데 대해 "신용카드 고객정보 유출 관련 감사결과와 외환카드 분사 안건 사이에 충돌되는 게 있는지 검토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감사원이 지적한 사항과 관련해 외환카드 분사 본인가에 문제가 없는지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건이 갑작스럽게 취소된 배경에는 감사원의 최근 감사결과가 작용했으며, 이에 따라 금융위와 금감원이 기존 일정을 연기하고 정밀 검토에 나선 것이다.
감사원은 지난 1~2월 금융당국을 상대로 실시한 '금융회사 개인정보 유출 관련 검사 감독 실태' 감사결과를 최근 공개하면서 안일한 업무 태도와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미온적 인식을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와 별도로 KB금융 사태에 따른 제재와 관련해 국민카드 분사 당시 비카드정보 이관을 둘러싼 책임문제에 대해 금융위의 유권해석과 다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따라서 금융권에서는 최근 외환은행으로부터 전산시스템 분리를 마무리한 외환카드도 비카드정보 이관 여부 및 그에 따른 법적 문제를 따져보기 위해 본인가 승인이 연기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환카드 역시 하나금융지주 산하의 외환은행으로부터 분사된다는 점에서 유사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추론이다.
금융당국이 정밀 검토에 나서면서 다음달 외환카드 출범을 목표로 했던 외환은행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은행은 지난 5월 금융위로부터 은행과 카드 고객정보에 대한 전산시스템 분리를 부대조건으로 예비인가를 받은 뒤 분리작업을 마치고 이번에 금융위의 본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미 전산시스템 물리적 분리를 완료한데다 금감원의 점검도 마친 상태"라며 "재점검 차원에서 다음달 27일로 안건 상정을 잠시 미룬 것일 뿐 금융위의 본인가에 차질이 생긴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