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유병언씨의 사망 전 마지막 행적이 드러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김명숙씨는 금수원 내에서 △도피자금 모금 △은신처 마련 △도피조 인력 배치 △검·경 동향파악 등 유병언씨의 도피공작과 관련한 모든 일을 구원파 신도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김명숙씨 조사 과정에서 유병언씨의 사망 전 마지막 행적을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또 김명숙씨는 유병언씨의 또다른 도피 조력자 '제2의 김엄마'로 불린 구원파 신도 김모(58·여·구속기소)씨와 함께 지난 5월까지 금수원과 유병언씨가 은신한 송치재 휴게소 별장 '숲속의 추억'을 자주 왕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숙씨는 이때 유병언씨를 위해 유기농 먹거리를 차량으로 운반하고 5월 25일까지 '순천 핵심 도피조' 양회정씨로부터 수시로 전화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유병언씨가 검찰 압수수색 당시 별장 내 은신공간에 숨었다가 휴대전화도 지니지 않은 채 혼자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김명숙씨마저도 별장 이후 유병언씨의 행적은 모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유병언씨가 죽음에 이르게 된 마지막 며칠 동안의 이동경로와 사인 등은 영원히 미궁에 빠질 수 도 있다.
한편 유병언씨 죽음과 관련 전북경찰청 과학수사대(CSI)가 법곤충학을 통해 유병언 사망 사건에 대한 정밀조사에 나섰다. 전북경찰청 CSI는 27일부터 이틀간 유병언씨의 사망 현장과 시신에서 파리 유충의 번데기 탈피각과 구더기를 채취하고, 현장의 습도와 온도 등 주변 환경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북경찰청 CSI는 시신에서 발견된 곤충의 종류와 발육 상태를 통해 사망 시간과 원인, 장소를 추정하는 국내 유일의 수사기관이다. 현재 수사당국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시신 발견 시점이 6월 12일이 아니라 이보다 훨씬 앞선 4월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돼 '과학적' 접근을 통한 의혹 해소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으로 법곤충학의 역할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사건은 사망 시점과 발견 시점 간의 시간적 차이가 커 어려움이 있지만, 변사 사건 이후 냉장보관된 시신에서 채취한 구더기를 분석하면 더 정확한 사망 시점 추측도 가능하다는게 전북경찰청 CSI의 판단이다.
현철호 검시관은 "시신이 발견된 시점과 유씨의 시신으로 확인된 시점에 차이가 있어 법곤충학적 접근이 늦기는 했지만 번데기 탈피각과 시신에서 나온 구더기의 종류와 성장 단계를 확인하면 더 정밀한 사망시점을 추측할 수 있다"며 "1∼2주 정도 정밀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