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호남고속철도 담합한 대형건설사들 '4355억 철퇴'…"사상최대"

2014-07-27 12:22
  • 글자크기 설정

삼성물산·SK건설·GS건설 등 총 28개 건설사 입찰 담합…건설담합 건 중 '최대'

호남고속철도 건설공사 입찰 결과[표=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대규모 국책사업인 호남고속철도 건설공사(최저가 낙찰제·대안 턴키)에서 짬짜미를 저지른 삼성물산·SK건설·GS건설·현대산업개발 등 총 28개 건설업체들에 대해 사상 최대 과징금(총 4355억 원) 처벌이 내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지난 2009년 발주한 호남고속철도 건설공사 13개 공구 입찰에서 공구분할 및 들러리 담합을 실행한 총 28개 건설사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3479억 원을 부과한다고 27일 밝혔다.
적발된 곳은 경남기업·금호산업·남광토건·대림산업·대우건설·동부건설·두산건설·롯데건설·삼부토건·삼성물산·삼성중공업·삼환기업·쌍용건설·SK건설·GS건설·KCC건설·코오롱글로벌·한라건설·한진중공업·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계룡건설산업·고려개발·극동건설·두산중공업·한신공영·포스코건설·풍림산업 등이다.

이 중 금호산업·동부건설·두산건설·대림산업·대우건설·롯데건설·삼성물산·삼환기업·쌍용건설·SK건설·GS건설·KCC건설·한진중공업·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 등 15개 건설사 법인과 공구분할을 주도한 계룡건설산업·고려개발·극동건설·두산중공업·한신공영·포스코건설·풍림산업 등 빅 7개 업체에 대해서는 담당임원(7명) 등을 검찰 고발키로 결정했다.

아울러 대안방식 발주 3개 공구와 턴키방식 발주 차량기지 공사에서 낙찰자·들러리 합의를 실행한 11개사에 대해서는 시정명령 및 과징금 876억 원을 부과하고, 경남기업·대림산업·대우건설·동부건설·삼성물산·SK건설·GS건설·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 등 9개사는 검찰 고발키로 했다.

호남고속철도 건설공사는 오송~공주~익산~정읍~광주 송정을 잇는 총 길이 184.534km의 고속철도망을 구축하는 공사로 총 8조3529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2009년 빅7사는 호남고속철도 노반 신설공사 13개 공구 최저가낙찰제 공사에 대해 분할 낙찰을 사전에 계획했다. 이어 빅7사 주도로 14개사 등 총 21개사들은 3개 그룹으로 나눠 1차 입찰공고일 이전에 각 공구별 사전 낙찰예정자를 정했다.

사전 담합한 낙찰예정자 13개사 외에 나머지 계룡건설산업·고려개발·극동건설·두산중공업·풍림산업·포스코건설·한신공영 등 7개 건설사들도 입찰참가 들러리에 합의하고 실행에 옮겼다.

이는 최저가낙찰제 공사의 전형적인 담합 방법과 달리 입찰참가자 모두가 입찰담합에 가담해 낙찰가격을 높이는 특징을 보였다. 이른바 부적정공종 발생을 통한 가격경쟁이 되지 않아 낙찰률은 78.53%(예정가격 대비)로 다른 최저가공사 낙찰률(73.00%)보다 높았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최저가 낙찰제뿐만 아니다. 이들은 3개 대안 공구 및 차량기지 공사에서도 입찰담합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1-2공구에서는 삼성물산(낙찰자)·SK건설이 상호간 투찰가격에 합의하고 경남기업을 들러리로 끌어들였다.

2-3공구에서는 현대건설(낙찰자)이 경쟁사로 참여한 동부건설에 회사기밀인 실행률·투찰률·투찰방침 등을 알려달라며 들러리 입찰에 가담시켰다.

또 4-2공구에서는 GS건설·현대산업개발·쌍용건설(낙찰자)이 입찰마감일 직전인 11월 4~5일쯤 투찰률 및 투찰가격을 사전 합의, 입찰에 참가했다.

이 외 차량기지 공사에 대해서는 대림산업(낙찰자)과 대우건설·삼성물산이 서울 광화문역 근처 카페에서 사다리타기 추첨을 통한 투찰률을 정한 뒤 이를 실행에 옮겼다.

정중원 공정위 상임위원은 “이번 조치는 대규모 국책사업인 호남고속철도 건설공사 입찰에서 사업자들이 사전 공구를 분할하고 개별 공구별로 낙찰자와 들러리를 정하는 등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담합관행을 시정한 것”이라며 “다만 남광·극동·쌍용은 법정관리, 고려개발·금호산업·경남기업은 워크아웃으로 감경률 적용에 따라 과징금이 ‘0원’”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0년 이후 공정위의 건설사 담합 제재는 누적 과징금 9453억 원으로 1조 원을 육박할 전망이다.
 

[표=공정거래위원회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