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연어캔 사업 '흔들'

2014-07-2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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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알래스카 연어]

아주경제 전운 기자 = CJ제일제당이 야심차게 도전한 연어캔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업계 1위를 자부하는 CJ제일제당이지만 유독 수산물 가공식품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참치캔 사업에서 패배를 맛본데 이어 지난해부터 시작한 연어캔 사업에서도 초반 승기를 잡았던 모습이 실종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어캔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의 점유율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67.8%(판매액 기준)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동원과 사조에 밀리며 2월에는 52.3%로 떨어지더니 3월에는 40.2%까지 하락했다.

반면 동원은 1월 17.6%, 2월 25.5%, 3월 34.5%로 증가했고 사조도 1월 14.5%, 2월 21.2%, 3월 25.3%로 점유율을 높여갔다.

이같은 하락세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 국내 처음으로 연어캔을 출시하며 선두자리를 굳건히 했지만 후발주자들의 도전에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실제로 지난해 8월 98.4%였던 점유율은 9월 87.4%, 10월 63.5%, 11월 57.9%, 12월 40.5%로 떨어졌다.

동원이 8월 0.6%에서 12월 33.6%까지 증가한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사조도 8월 0.3%에서 12월 25.9%로 증가했다.

1월 설날 선물세트 판매량이 높아지면서 동원(3종)과 사조(9종)에 비해 선물세트를 10여종으로 구성한 CJ제일제당이 반짝 특수를 누리기는 했지만, 2월 들어 다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3월 30%대의 점유율을 간신히 면한 CJ제일제당은 4월 들어 다시 반전을 꾀하고 있다.

‘CJ 알래스카 연어 고소한 현미유’ ‘CJ 알래스카 연어 깔끔하게 매운맛’을 출시하며 확고한 1위 굳히기 전략을 펼쳤다. ‘CJ 알래스카 연어’는 4월 47.2%에서 5월 57.2%로 증가했다.

하지만 업계는 신제품 출시 때 실시하는 번들상품 할인행사와 시식코너 운영, 대형마트 진열 매대 확대 등 판촉행사를 강화하면서 반짝 특수일 수뿐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동원 등 경쟁사는 대형마트에서 할인행사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번들상품 할인은 곧바로 판매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하지만 상품 할인은 일시적인 것이어서 통상적으로 다시 기존 점유율을 되찾게 된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이 수산물 가공식품 시장에서 위기를 맞은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2011년 7월 CJ제일제당이 내놓은 ‘프레시안 워터 튜나’는 당초 100억원대 브랜드로 키운다는 야심찬 목표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기존 참치캔 강자인 동원참치의 막강한 유통망과 마케팅에 밀려 월 판매 1억원 수준에 머물며 1년도 채 되지 않아 시장에서 사라졌다.

이처럼 CJ제일제당이 수산물 가공식품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에 무리한 시장 진입 때문으로 풀이된다.

캔햄, 유지류(식용유) 등 식품업계에서 최대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 CJ제일제당으로서는 선물세트 구성을 위해 수산물 가공식품이 꼭 갖춰야할 라인업이다.

식품업계에서는 캔햄, 유지류, 참치캔으로 구성한 선물세트가 가장 이상적인 조합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제조‧유통을 함께 보유한 동원과 사조를 넘기 위해서는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결국 CJ제일제당은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 ‘워터튜나’를 출시했지만 싸늘한 시장 반응으로 재미를 보지 못했고, 연어캔 시장을 공략했지만 연간 350억원에 불과한 시장에서 5000억원에 가까운 참치캔 시장에 사실상 대적할 힘이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결국 국내 최대 수산물 가공식품 시장인 참치캔 시장에서 힘쓸 도리가 없어, 우회공법을 펼친 것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연어캔 시장은 어느정도 형성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CJ제일제당이 이 시장에서 일정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수산물 가공식품 전문 기업들의 시장 장악력을 어떻게 대적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CJ제일제당 측은 "4월들어 점유율이 다시 오르고 있어, 연어캔 사업이 흔들린다고 보기 어렵다"며 "연어캔 사업은 선물세트 구성과 상관없이 단독으로 진행된 사업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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