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검찰에 따르면 최 지검장은 전날 김진태 검찰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의를 표명하고 이날 오전 일찍 대검에 사표를 제출했다.
최재경 지검장의 사의 결심은 전날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이 언론 브리핑을 통해 지난 5월 25일 순천 별장 압수수색 당시 유병언 씨가 별장 내부 비밀공간에 숨어 있었는데도 놓친 사실을 공개한 직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경 지검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검찰을 떠나면서'라는 제목으로 유병언 씨 수사와 관련한 반성과 소회를 밝히는 글을 남겼다. 최 지검장은 "(유씨) 수사과정에서 잘못된 일이 있다면 오로지 지휘관인 제 책임"이라며 "세월호 수사팀 검사·수사관들과 그 가족들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썼다.
최재경 지검장은 27년간의 검사 생활에 대해 "저는 복 받은 검사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청운의 꿈을 품고 서소문 검찰청사에 첫 출근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많은 세월이 흘렀다"며 "되돌아보면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고 국가와 검찰에 기여한 바도 없이 청춘만 헛되이 보낸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때로는 힘든 일도 겪었고 억울하게 욕도 많이 먹었지만 심중의 '정정당당' 네 글자로 스스로를 돌이켜봐도 큰 부끄러움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남은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특별수사팀에 당부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최재경 지검장은 "검찰은 저력이 있는 조직"이라며 "심기일전해 도망간 범죄자들을 조속히 검거하고 책임재산을 최대한 확보해 세월호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풀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나흘이 지나 검찰은 인천지검에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잇따른 실책으로 수사' 정점'인 유병언 씨를 조기에 검거할 기회를 수차례 놓쳐 비판을 받았다.
특히 순천의 한 매실 밭에서 숨진 유병언 씨로 확인된 변사체 보고를 경찰관으로부터 받았지만 담당검사와 부장검사가 제대로 유류품을 확인하지 않아 40일 넘게 수사력을 낭비했다.
또 순천 별장 압수수색 당시 별장 통나무 벽 안에 유씨가 숨어 있었지만 발견하지 못한 사실이 최근 확인되면서 비난 여론이 고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