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중국비즈(18)] 중국, 만리장성 넘어 세계 애니메이션 대국으로 부상

2014-09-1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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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8일~5월3일까지 6일간 항저우에서 중국 최대 규모의 ‘제10회 중국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항저우 = 중국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홈페이지]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자국 문화산업 보호를 위해 해외 애니메이션 수입에 소극적이었던 중국이 최근 규제의 빗장을 서서히 풀면서 뽀로로, 로보카폴리 등 한국 대표 애니메이션이 만리장성을 넘어 중국 시장으로 빠르게 수출되고 있다.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중국은 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생산국이자 자체소비국으로서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중국의 애니메이션 산업은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비약적 발전을 이뤄내며 황금기를 맞고 있다. 

애니메이션 산업은 1000억 위안 이상의 발전잠재력을 지닌 신(新)경제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며 중국 문화산업을 견인하는 중심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중국의 애니메이션 시장은 2010년부터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문화부에 따르면 2010~2013년 중국 애니메이션 시장 매출규모는 471억 위안, 622억 위안, 760억 위안, 871억 위안으로 최근 3년간 100억 위안 이상씩 성장했다. 2005년 20억 위안에도 못 미쳤던 것과 비교할 때 8년 새 40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같은 기간 성장률은 27.8%, 32.1%, 22.2%, 34%를 기록했다. 

시장 규모의 확대와 함께 중국 토종 애니메이션 작품의 수출 또한 늘고 있다. 중국 애니메이션 작품의 수출액은 2012년 전년동기대비 16.25% 늘어난 8억300만 위안을 기록했고, 작년에는 10억2000만 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22.80% 늘었다.

무엇보다 온라인, 모바일, 케이블과 같은 뉴미디어의 등장과 웹툰 시장의 확대는 이같은 중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성장세를 가속화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전통 애니메이션을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 시킨 ‘모바일 애니메이션’ 시장은 중국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문화부와 선전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중국 모바일 애니메이션 사용자는 이미 9000만명을 돌파한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해 모바일 애니메이션 관련 기업도 600곳 이상 생겨났고, 이들의 전체수입액은 이미 10억 위안을 넘어섰다. 올해 모바일 애니메이션 서비스 관련 기업 수익은 30억 위안에 달하고, 유료이용자는 98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같은 애니메이션 산업의 급성장에는 중국 정부의 문화 산업에 대한 '무한 지원'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7월 중국 문화부는 ‘12차 5개년(2011~2015) 계획-국가애니메이션 산업발전계획’을 발표하고 향후 5~10년내 중국을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강국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중국 정부는 주체적이고 창조적인 능력 개발과 함께 지적재산권을 보유한 애니메이션 '선도기업'을 양성키로 했다. 또 애니메이션 창작 및 개발, 디지털 출판과 교육 등 영역에 중심을 둬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공급업체 및 서비스 운영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첸잔(前瞻)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쑤저우(蘇州), 광저우(廣州), 선전(深圳), 다롄(大連) 등 전국 20여 개의 성(省)급 도시들은 애니메이션 산업의 메카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애니메이션 육성 지원책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몇 년 새 중국 각 지역에서는 국제적 수준의 대규모 애니메이션 전문 박람회 개최가 늘고 있다. 신뢰도와 경쟁력을 갖춘 해외기업과 중국기업이 한자리에 모이는 계기를 통해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지난 4월 항저우(杭州)에서 개최된 중국 최대규모 애니메이션 박람회인 '제10회 중국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 그 대표적인 경우다. 

전문가들은 “중국 애니메이션 산업은 성장단계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진입했다”면서 “향후 10년간 정부의 지원정책에 힘입어 창의적인 작품이 많이 등장하는 등 새로운 성장점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 중국 애니메이션 산업을 이끄는 ‘양대’ 본토기업

중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가파른 성장과 함께 관련 기업과 업계 종사자 또한 크게 늘고 있다. 현재 중국 내 등록된 애니메이션 기업은 4600여 개이며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은 22만 명에 이른다.

중국은 전 세계 3위의 애니메이션 생산대국으로 단기간내 빠르게 성장했으나 해외 3대 애니메이션 산업 대국인 미국, 일본, 한국과 비교해 전문적인 기술이나 인재양성 시스템 등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해외시장에 딱히 내세울만한 대표적 캐릭터가 없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중국 정부가 최근 해외기업의 국내시장 진출 규제를 완화, 대외교류 합작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도 중국 애니메이션 산업이 안고 있는 이같은 한계점을 개선하고 기술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시장 점유율을 고려할 때 중국이 자체적으로 또는 합자를 통해 제작한 애니메이션 작품은 중국 전체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단 10%만을 차지한다. 이는 일본(60%), 미국과 유럽(30%)과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이다.

다시 말해 매년 수많은 국내 작품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도 중국 애니메이션 시장은 여전히 일부 유명 해외기업들이 개발한 작품들이 점유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독창적인 캐릭터와 참신한 소재를 앞세워 비약적 발전을 이루고 있는 중국 본토 기업들도 적지 않다. 그 중에서도 알파애니메이션과 샹퉁은 중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양대 축으로 평가 받고 있다.

◇ ‘국민캐릭터’와 함께 성장한 ‘알파애니메이션’
광둥(廣東)성 알파애니메이션앤컬쳐(奧飛動漫·이하 알파애니메이션)는 본래 완구 생산을 본업으로 출발한 기업이다. 완구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일본 만화를 국내 시장으로 들여온 것을 계기로 중국을 대표하는 지금의 대형 애니메이션 그룹으로 성장했다.

탄탄한 경영실적과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지난 2009년 9월 중국 본토 A증시에도 상장됐다. 매년 평균 4~5부의 독창적 애니메이션 작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 작품들은 미국 및 유럽, 아시아 시장으로도 수출되고 있다.

대표적 작품으로는 지난 2005년 제작된 '시양양과 후이타이랑'(喜羊羊與灰太狼)’을 꼽을 수 있다. 이 작품은 중국내 TV로 방송된 이후 10여년간 폭발적 인기를 얻었으며 지금까지도 중국 내 최고 애니메이션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작품속 만화 캐릭터는 한국의 둘리나 뽀로로에 버금가는 ‘국민캐릭터’로 떠올랐다.

알파애니메이션은 완구 및 애니메이션 산업 외에도 작년 말 6억9200만 위안을 투자해 모바일 게임업체 팡춘커지(方寸科技)와 아이러유(愛樂遊)를 인수, 모바일 게임 사업에도 진출했다. 뿐만 아니라 모바일 게임 개발업체 라쿼(拉闊)의 지분 10.28%와 모바일 카드 게임 개발업체 상하이하린테크놀로지(上海哈鄰網絡科技有限公司) 지분 20%를 매입하는 등 다양한 시도로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 ‘모바일 웹툰’과 함께 비약적 발전 이룬 ‘샹퉁’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 샹퉁애니메이션유한공사(XTone·翔通動漫有限公司)는 지난 몇 년 새 비약적 발전을 이룬 중국 대표 애니메이션 기업으로 꼽힌다.

국가 애니메이션 산업의 발전을 위해 문화부, 공신부 등 중국 정부기관이 지원하고 있는 모델기업 중 하나인 샹퉁은 중국에서 가장 먼저 모바일 웹툰 개발에 뛰어든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지금은 최대 모바일 웹툰 개발 기업으로 성장했다.

샹퉁은 ‘뤼더우와(綠豆蛙·녹두개구리)’를 비롯해 ‘쿠바슝(酷巴熊·COBOPANDA)’, '미니자매(MINI姐妹)', '궁푸빠오즈(功夫包子·쿵푸찐빵)' 등 중국 내에서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캐릭터들을 개발해내며 최근 가장 '핫(hot)'한 본토 애니메이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샹퉁은 지난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10대 애니메이션 기업 중 하나로 선정됐으며, 대표 캐릭터 ‘뤼더우와’로 중국 10대 캐릭터상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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