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선거에서 유일한 서울 표밭인 동작을에서 야권연대 물꼬가 트였다. 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전날 제안한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을 23일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전격 수용한 것이다.
이들이 합심해 당선을 저지하려는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는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저는 동작 주민들과 연대하겠다”면서도 “동작을 선거가 정치판 선거가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씁쓸한 기색을 보였다.
정치권에서는 동작을에서 시작된 야권 연대가 수도권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미 여론조사 등에서 야권은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이번 재보선 승리는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야권 단일화가 성사되면 반전의 가능성이 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 후보로 단일화 하면 41.9% 대 42.7%로 나 후보를 추격했다. 반면 기 후보(38.4%)로 단일화 하면 나 후보(46.5%)에게 다소 열세일 것으로 조사됐다.
새누리당은 일단 노회찬-기동민 야권 연대 움직임에 불편한 기색을 역력히 드러냈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이날 “야권 단일화는 구태 정치로 나가는 국민 기만 과정일 뿐”이라며 비판했다. 최정우 상근 부대변인은 “노회찬 후보는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면 자신은 단일화를 위해 대승적으로 양보했다는 명분으로 정치 생명을 연장해 보려는 얄팍한 꼼수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이미 투표 용지 인쇄가 들어간 마당에 표면화 된 야권 연대는 사표(死票)를 만들어 반사 이익을 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사전투표 전날인 24일로 노회찬 후보가 야권 단일화 기한을 못 박은 것은 이미 골든 타임을 넘긴 것”이라며 “오히려 새누리당 지지표를 결집해 더 큰 격차로 당선될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정치권에서는 동작을을 시작으로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의 연대 논의가 본격화 되면, 야권 분열에 따른 새누리당의 어부지리 당선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원 지역에 출마한 한 야권 캠프 관계자는 “수도권 일부 지역은 여야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어 야권 연대가 막판 변수”라며 “일례로 수원 영통의 경우 야권 연대 시 임태희 후보와 야권 단일화 후보의 막판 역전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 단일화 방식을 논의한 기동민·노회찬 후보는 구체적인 방식에 대한 합의에 실패했다. 노 후보는 “(단일화) 방식에 대한 합의안을 이루지 못했고 우리가 얘기를 더 같이 하기로 했다. (단일화) 원칙에는 변함 없다. 내일 아침 9시에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동민 후보도 “진솔하게 얘기를 나눴고 이후 과정 속에서도 (단일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